세월호 아픔 함께하는 ‘사랑의 셔틀콕’

입력 2014-04-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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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전국여름철 종별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27일 대회장소인 안동체육관에서 열띤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지난 26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열리며 전국 초·중·고등부 및 일반부 총 248개팀 2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안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대회 2일째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또래 아이들
‘기적을 믿어요’…애도 메시지 빼곡
성금 모금에도 벌써 1000여명 동참

매원고·김천생과고A 등 남고부 8강


27일 경북 안동시 안동체육관. 제57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은 학생 선수들이 보드판에 정성껏 뭔가를 쓰고 있었다. 글씨체는 한눈에 봐도 중고교 학생들이지만 그 내용은 단정했다.

‘단원고 여러분 우리가 응원해요’, ‘기적을 믿어요!’, ‘가족 분들 힘내세요’.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나누고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말자는 마음은 모금함으로 이어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모금함을 설치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곁에 설치한 보드판에는 위로의 글귀가 빼곡했다.

아들, 딸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많은 학부모들이 애잔한 표정으로 성금을 모았다. 각 학교 감독, 코치들도 함께했다. 경기를 끝낸 학생 몇몇은 가방에서 지폐 한두 장을 꺼내 모금함에 넣었다.

모금을 진행한 강경진 국가대표 후보선수단(주니어대표팀) 감독은 “이번 모금에 많은 학교와 지도선생님들, 학부형들이 동참했다. 무기명 봉투가 더 많다. 작으나마 위로의 마음을 모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시작된 지 이틀 째 이미 1천여 명이 마음을 모았다.

청송여고 선수들이 27일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린 안동체육관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적고 있다(위). 학부모들 역시 세월호 침몰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을 전달했다(아래). 안동|김민성 기자


대회 2일차 남자고등부 단체전 16강에서는 2학년으로 고교 랭킹 1∼2위를 다투고 있는 서승재(군산동고)와 이준수(매원고)가 맹활약했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서승재와 이준수는 지난해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화순 전국학교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전국대회 사상 처음으로 고교 1학년들이 단식 결승전에서 맞붙어 화제를 모았던 차세대 기대주다. 서승재가 큰 키에 왼손을 활용한 공격이 강점이라면 이준수는 빠르고 강한 공격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군산동고A로 출전한 서승재는 충주공고A와 16강 1단식에서 김상협을 2-0(21-6 21-13)으로 이기고 기선을 제압했다. 3복식에서 박경훈과 함께 김상협-김정대 조를 다시 2-0(21-12 21-14)으로 제치며 활약했다. 그러나 팀이 나머지 단식과 복식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매원고는 이준수와 최혁균의 활약으로 광명북고를 16강에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이준수와 최혁균은 각각 나눠 출전한 1·2단식을 모두 이기고 3복식에서 조를 이뤄 김도형-김영혁에 2-0(21-12 21-16)으로 승리하며 3승을 단 둘이서 책임졌다. 이밖에 김천생명과학고A, 전남기술과학고, 문수고A, 당진정보고가 8강에 함께 올랐다.

안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경기 결과

● 제 57회 전국 여름철 종별 배드민턴선수권 대회(안동시 안동체육관 및 보조체육관)


● 남자 고등부 단체전 16강=충주공고A 3-2 군산동고A, 문수고A 3-1 웅상고, 당진정보고 3-0 군산동고B, 매원고 3-0 광명북고
● 여자 고등부 단체전 16강=성지여고 3-0 치악고, 성심여고A 3-1 제일여상고, 대성여고 3-1 충주여고A, 범서고 3-0 제주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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