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표적’ 류승룡 원맨쇼?…신 스틸러 3인방 주목!

입력 2014-04-28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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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준상-김성령-진구(왼쪽부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액션 배우’로 변신한 류승룡을 보러 갔다 의외의 인물들과 마주했다.

24일 베일을 벗은 영화 ‘표적’. 언론시사회 후 김성령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전작 ‘상속자들’의 사랑스러운 ‘탄이 엄마’는 없었다. 후배 수진(조은지)과 맞담배를 피며 도원결의하는 영주만 있을 뿐.

‘표적’은 의문의 살인 사건으로 누명을 쓰고 쫓기는 남자 여훈(류승룡)과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여훈과 위험한 동행을 시작한 의사 태준(이진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두 남자는 이들을 각기 다른 목적으로 쫓는 추격자 송 반장(유준상), 형사 영주(김성령)와 대립 구도를 형성한다.

쟁쟁한 남자들 사이에서도 김성령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그의 매력은 류승룡과의 일대일 액션 신에서 정점을 찍는다. 김성령은 제작발표회에서 “이 신을 위해 한 달 동안 액션스쿨을 다녔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듯 이 장면은 두 중년의 합만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 또 다른 ‘신 스틸러’…사건의 중심에 진구-유준상이 있다

진구를 특별출연이라고 하기에는 그가 맡은 성훈의 비중이 크다. 여훈이 표적이 된 것도, 그가 역으로 누군가를 추격하게 된 것도 ‘의문의 남자’ 성훈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진구는 여러 장면에 등장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틱 장애를 앓는 성훈을 훌륭하게 표현해낸 그에게 ‘연기파’라는 칭호는 아깝지 않다.

송 반장 또한 주목할 만한 인물 중 하나다. 송 반장은 흐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지금까지 유준상은 자상한 남편과 열정적인 배우 등 밝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표적’을 통해 전혀 다른 ‘냉혈한’ 유준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류승룡 “액션 연기, 내가 직접 한다”

그래도 이 영화는 류승룡이 끌고 가는 작품이다. 영화계 최고스타답게 이번 영화에서도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용병 출신이라는 설정에 맞게 류승룡의 액션에는 묵직함이 있다. 원신 원테이크로 촬영한 19대1 맨몸 격투신에서 ‘액션 배우’ 류승룡은 더욱 빛난다.

여훈의 대사는 “내가 말주변이 없다” “내가 직접 간다” 등 짧고 간결하다. 말보다는 몸과 눈빛으로 감정을 전하는 여훈은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마저 짐승같이 투박하다. 여훈의 분노는 자동차로 광수대 건물을 뚫고 들어오는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비로소 폭발한다. 거친 자동차 엔진 소리는 상대를 노려보며 으르렁대는 여훈과 묘하게 연결된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부족한 스토리…영화를 채우는 배우의 힘

‘표적’은 2010년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시점과 스토리를 재구성하면서 가족애와 동료애 등 한국적인 정서를 버무렸다. 하지만 과유불급. 함께 눈물을 흘리기엔 ‘감정과다’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각 인물들의 행동을 수긍하기도 쉽지 않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공감을 사기 힘들다. 탐욕에 미친 악인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거기에 납치를 당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희주(조여정)는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다.

인물간의 갈등이 너무 빨리 드러난 것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훈-태준-송반장-영주의 복잡한 사각구도를 좀 더 끌고갔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볼만하다. 빈 공간을 ‘믿고 보는’ 배우들이 연기로 채워주기 때문이다. 류승룡 이진욱 유준상 김성령의 파격 변신과 함께 진구 조여정 조은지의 깨알 같은 감초 연기에 주목한다면 ‘킬링타임’용으로 손색없을 듯. 15세관람가. 4월30일 개봉.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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