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론 위로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

입력 2014-04-30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KBS

코미디프로 녹화·방송 재개 기약 없어
‘무수입’ 개그맨들 그래도 세월호 우선


“웃음으로 위로할 수 없음이 더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의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시청자에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결방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 마음 놓고 웃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방송사들은 KBS 2TV ‘개그콘서트’(사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 등의 녹화재개 시기를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은 국가적 위기상황이나 애도 기간에 가장 먼저 결방되고 가장 늦게 정상화 된다.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개그콘서트’는 23일, 30일 예정된 녹화를 취소했고, 20일에 이어 27일 결방됐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역시 18일, 25일 결방됐고, 5월2일 역시 결방이 예상된다. 20일과 27일 결방한 ‘코미디 빅리그’도 녹화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

결방과 녹화취소 이면에는 개그맨들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고충이 있다. 방송이 나가야 출연료가 지급되는 개그맨들에게 결방은 ‘무수입’을 의미한다. 일정한 방영횟수가 정해진 드라마 방영이 연기되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더욱이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로 4월과 5월 예정된 전국의 크고 작은 행사나 대학교 축제 등이 취소 또는 축소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외부활동마저 힘들어져 생계에 대한 어려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그맨들은 생계걱정 보다는 실종자들이 조속히 구조되고 국민적인 슬픔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은 “생계를 걱정하는 것도 사치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웃음을 주는 직업인 개그맨들이 웃음으로 위로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