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멤버별 공약 가이드

입력 2014-05-04 0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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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이 6인 6색의 공약을 내세우며 차세대 리더 선출의 열기에 불을 지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은 '선택!2014'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은 다음달에 시행될 동시 지방선거의 투표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 길의 음주운전 등으로 다시 불거진 '무한도전' 위기설을 정면돌파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다양한 공약과 더불어 '무도' 위기설 돌파에 대한 해법을 내놓았다. 이에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의 미래를 책임질 리더를 뽑는 선거인만큼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각 후보들의 공약과 유형을 주관적으로 정리해 본다.




●유재석-정형돈 공약: 제대로 된 현실 파악...공약은 글쎄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은 지난 10년을 이끌어 온 리더인만큼 이날 특집에서 가장 현실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그는 '무한도전'의 위기에 대해 "진짜 위기는 그것이 위기인지 모르는 것이다. 더 위험한 것은 알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위기 중에 나 혼자 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 그는 이런 상황판단을 바탕으로 묘한 공약을 내놓았다. 효율적인 녹화 진행과 밀도 있는 웃음을 위해 방송시간을 늘이는 것에 반대하겠다고 밝히고 화장실 출입과 간식 먹는 시간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는 정형돈은 '무한도전' 위기설의 원인이 된 시청률에 주목하면서 시청률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설치와 재난대응본부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같은 유재석과 정형돈의 공약은 얼핏 보기엔 효율과 능률을 강조한, 가장 정상적인 공약으로 보이지만 실제적인 실현 가능성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말들이었다.




●하하-정준하 공약: 비전(VISION)이 없는 공약은 헛소리

앞서 언급된 유재석-정형돈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면 하하와 정준하의 공약은 더욱 최악이었다.

특히, 하하는 끊임없이 의리라는 가치를 강조했지만 마땅히 '무한도전' 위기설에 대한 마땅한 방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그동안 '무한도전'이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활약을 강조하고 '이제는 자신이 앞에 나서야 할 때'라고 외칠 뿐이었다.

이런 하하의 행동은 마치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명성을 쌓아올린 사람이 비전이나 정책도없이 선거에 출마한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결국,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별다른 색깔을 내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는 달리 정준하는 명확한 목표와 쉬운 슬로건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는 123 공약이라는 알기 쉬운 슬로건을 내세우며 가장 지능적인 선거운동을 한 듯 보였으나 결국 시청률이라는 눈에 보이는 목표만 쫓는 모습을 보이는 우를 범했다




●박명수-노홍철 공약: 후보 음해와 상호 비방, 포퓰리즘 이용한 선거전

이날 특집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단연 박명수였다. 그는 선거를 콘셉트로 한 특집에 걸맞게 과거 대선후보를 풍자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이 특집에 풍자 뿐만 아니라 웃음까지 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박명수의 공약 자체는 부실했다. 끊임없이 1인자를 호시탐탐 노려왔던 그이지만 근무태만 제작진 퇴출이나 멤버들의 자체적인 노력만이 '무한도전' 위기설을 돌파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계속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박명수는 토론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이날 방송에서도 자신이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다 전하지 못해 앞으로 펼처질 선거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이런 박명수의 횡설수설에 치고 나온 건 바로 노홍철이었다. 그는 과거 방송을 통해 공개된 아이템 회의 때마다 들고 나온 유부남 멤버들의 가정과 자녀들을 공개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노홍철은 "시청자들은 부모라고 생각한다. 자식들이 어떤 여자와 만나 사랑하고 있는지 그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보여주겠다"면서 "말만 가족이 아닌 진짜 가족이 되겠다"고 말해 다른 멤버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런 노홍철의 공약은 순간적으로 시청자들을 혹하게 했다. 또한, 그의 화려한 언변과 광기 가득한 연설 역시 공약에 대한 신뢰도를 한껏 높이는게 기여했다.

그러나 한 발 물러나 보면 노홍철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사생활의 영역을 건드리고 정작 공약을 내건 사람은 손해를 입지 않는 공약을 내세웠다. 실제 국회 의사당에 들어가고자 하는 분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6인 6색, 개성 가득한 멤버들이 내건 공약인만큼 헛점도 가득했고 지적할 곳도 많았다. 누군가 투표란 원래 최선(最善)이 없어서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무한도전' 시청자들이 뽑을 차악(次惡)의 리더는 누구일까. 장난처럼 시작된 이들의 선거전에 점점 불이 붙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MBC TV 방송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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