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사랑별곡·들개…이순재 ‘실버파워’

입력 2014-05-0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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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연극에서 활약하는 만 79세의 ‘노장’에 20대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꽃보다 할배’(아래 사진)를 통해 20대의 주목을 받은 이순재는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를 통해 다시 ‘실버파워’를 보여줄 예정이다. 사진제공|tvN

■ 20대 사로잡는 만 79세 이순재의 힘

‘꽃할배’이어 오늘 ‘꽃할배 수사대’ 방영
노부부 스토리 연극 젊은층 예매율 강세
나영석PD “연기 외길 인생 특별한 울림”


만 79세의 ‘노장’, 이순재의 활약이 문화 트렌드의 중심축인 20대를 움직이고 있다.

이순재가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이어 이와 모티브를 공유하는 드라마 ‘꽃할배 수사대’를 통해 다시 한 번 젊은층 공략에 나선다. 이순재와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 주축이 된 ‘꽃보다 할배’는 방송 당시 시청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20대 여성 시청자층으로 채우며 젊은층의 지지를 받았다.

9일 첫 방송하는 ‘꽃할배 수사대’는 10대부터 40대까지 시청자층을 공략하는 작품으로, 20대 ‘꽃미남’에서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 형사들이 회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순재는 뛰어난 기억력과 사건 해결 능력을 갖춘 엘리트 형사 역을 연기한다. CJ E&M 신윤경 차장은 “70대 배우들이 주축이지만 소재나 에피소드가 젊은층을 주 타깃로 하고 있다”며 “‘꽃할배 수사대’가 ‘꽃보다 할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20대 시청층에 거는 기대 역시 높다”고 밝혔다.

노장은 ‘티켓 파워’를 연극 무대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이순재는 2일부터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배우 고두심과 함께 연극 ‘사랑별곡’을 공연 중이다. 노부부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연령대 예매율(인터파크 8일 오후 2시 기준)을 살펴보면 40대(18.3%)와 50대(8.6%)에 비해 30대(43%)와 20대(26.4%)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사랑별곡’의 제작을 맡고 있는 연극열전 관계자는 “이순재가 ‘꽃보다 할배’를 통해 팬층을 20∼30대까지 넓힌 영향도 있지만 이순재라는 배우가 가진 상징성과 그의 연기가 주는 메시지에 젊은층이 더욱 의미를 두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변화와 속도에 민감하면서도 트렌드를 이끄는 주체인 20대들이 이순재라는 배우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나이가 무색한 도전정신과 열정, 자기 관리 등을 꼽고 있다. ‘꽃보다 할배’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늘 변화를 요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58년 동안 연기라는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 자체가 20대들에게 본보기 같은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이순재라는 배우의 상징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공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건재함이 주는 상징성이 크다”며 “배우가 가진 공력을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연기를 대하는 자세나 성실함, 삶을 대하는 진정성 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메시지가 이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채,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20대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귀감어린 ‘실버파워’는 TV와 무대를 넘어 스크린과 CF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영화 ‘들개’의 주연으로 촬영을 준비 중이며 제약, 식품, 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CF모델로 발탁돼 식지 않는 파워를 과시할 전망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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