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도대체 왜이러나?

입력 2014-05-1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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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가 바뀐 ‘호텔킹’, 교체당한 ‘김대진 PD’, 이영애의 답만 기다리는 ‘대장금’(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

■ 내부 갈등·제작 난항 ‘위기’

‘호텔킹’ PD 일방 교체 후폭풍 확산
이윤정 PD이어 권석장 PD 퇴사설
10월 방송예정 ‘대장금2’ 지지부진


‘아무런 설명 없는 일방적인 연출자 교체, 스타 PD들의 잇단 이탈 움직임, 그리고 캐스팅 진척 없는 ‘대장금2’….’

MBC 드라마와 관련한 난맥상이다. 지난달 ‘기황후’가 종영하기 전까지만 해도 MBC 드라마는 꾸준한 활력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곳곳에서 잡음과 논란이 일면서 MBC 드라마를 둘러싼 방송사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 ‘호텔킹’, 급히 ‘선장’ 투입했지만…

MBC는 12일 주말드라마 ‘호텔킹’의 메인 PD를 돌연 교체했다. 4월5일 첫 방송 이후 겨우 10회 만에 김대진 PD에서 최병길(애쉬번) PD로 연출자를 바꿨다. 최 PD는 12일부터 촬영에 합류했고 김진민 CP(책임프로듀서)도 13일부터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출연진은 이에 앞서 11일 새벽 이 소식을 접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드라마본부 소속 PD들은 13일에 이어 14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 PD는 “집단행동이 아니다.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자 모인 자리다”고 밝혔다. PD들은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에 2명의 드라마국장도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빚어낸 배경으로 MBC 안팎에서는 ‘호텔킹’의 조은정 작가와 연출자간 갈등을 꼽고 있다. 심지어 ‘작가가 PD 교체를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장 관계자들은 “이전부터 작가와 연출자 사이에 불거진 불협화음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같았다”고 입을 모은다.

‘호텔킹’은 4회 이후부터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 작가는 김 PD가 대본 완성을 확인하는 질문을 재촉으로 느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두 사람은 이메일로만 소통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 스타 PD들의 이탈

내부 인적자원도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출한 이윤정 PD에 이어 ‘미스코리아’ ‘골든타임’ ‘파스타’ 등 감각적인 연출로 마니아 팬층을 확보한 권석장 PD도 MBC를 떠날 것이라는 유력한 관측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PD는 “전체적으로 일선 PD들은 원활하지 못한 작업 환경, 여기에 역량을 제대로 펼칠 기회가 뒷받침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킹’의 경우에도 연출자를 교체하는 상황에서 기존 공동연출자인 장준호 PD에게 메인 연출을 맡기기로 하면서 또 다른 혼란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 PD가 이를 고사했고 결국 연출자 교체는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능력 있는 PD들까지 향후 자신들의 위상에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 ‘대장금2’, 이영애 선택만 기다리는 상황

MBC의 올해 야심작인 ‘대장금2’ 제작 역시 원활하지 않다. MBC는 ‘대장금2’를 10월 방송한다고 이미 발표했다. 제작을 앞두고 있던 ‘파천황’을 취소하면서까지 ‘대장금2’에 사활을 걸고 이에 맞춰 스케줄을 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5개월이 지나는 동안 진척된 것은 거의 없다. 시놉시스 등이 나온 것 정도다.

‘대장금’ 이영애가 출연하지 않으면 제작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때문이다. 이영애의 출연을 전제로 ‘대장금2’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출연이 무산된다면 ‘드라마 전성기’를 되찾기 위한 MBC의 숙원사업은 수포로 돌아갈 위험이 높다. 하지만 이영애는 ‘대장금2’ 출연에 대해 14일 현재까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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