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의 패기 넘치는 선언 “지상파 3사라는 게 의미 있나요?”

입력 2014-05-24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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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가 청년들에게 현실적이고 독특한 조언들을 쏟아내며 새로운 형태의 멘토로 거듭났다.

22일 오후 7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 콘서트홀에서는 '나영석 PD의 꽃보다 크리에이티브'라는 타이틀로 특강이 열렸다. 이날 그는 당초 계획된 것과는 달리 자신의 지난 이야기들을 꺼내놓으며 자리에 참석한 청년들의 멘토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강연의 백미는 단연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막연한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조언하는 다른 강연자들과 달리 그는 마치 예능에서 '안됩니다!'를 외치던 것처럼 현실적인 충고들을 연달아 쏟아냈다. 그 중 가장 기묘했던 대답들만을 모아봤다.


Q1. 학벌 때문에 지상파 3사 PD원서조차 낼 수 없어요.

A: 저는 아주 조금씩이지만 우리 사회가 점차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학벌이 정말 중요했지만 요새는 꼭 그렇지도 않죠. 앞으로도 이런 변화는 더 커질 거라고 봐요.

저만 해도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학벌이 초졸이든 중졸이든 상관하지 않아요. 우리 회사에서도 능력만 있다면 어떤 힘을 써서라도 끌어오려는 분위기고요.

그리고 지금 지상파 3사라는 게 어디에 있죠? 사실 지상파 3사라는 건 이제 의미가 없어요. 다양한 채널들이 존재하고 거기에 크리에이티브 집단이 존재하는 것 뿐이에요. 지상파에 집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더 예리하가 갈고 닦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아요.


Q2. 부모님이 제게 바라는 직업과 저의 꿈이 달라요.

A. 우선 신화를 믿지 마세요. 성공신화 같은 걸 보면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저는 제 길을 가겠어요' 이러는 장면이 나오죠. 그래서 부모님의 뜻을 따르는 걸 나쁘게 보는데 전 그렇지 않다고 봐요.

자기가 바라는 일이 정말 잘할 수 있는지. 성공할 수 있는 길인지를 보세요. 그리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부모님의 기대를 따르세요. 꿈을 이룰 수 없다면 효도라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도 만약 부모님의 뜻과 다른 길을 가고 싶다면 부모님을 속이세요. 그리고 꼭 열심히 해서 뭔가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왠만한 부모님들은 그 길을 계속 가도록 허락해 주실거에요.


Q3. 면접을 볼 때 낯 가리는 성격이 드러날까봐 두려워요. 거짓말을 해야 하나요?

A. 당연한 거 아니에요? 내가 지망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무슨 거짓말이라도 해야 해요. 면접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면서 나에 대해 포장할 건 포장하고 보여줄 건 보여주는게 맞는 것 같아요.


Q4. 좌절을 겪어본 적이 있나요. 어떻게 극복하나요?

A. 재수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좌절을 겪어본 적은 별로 없어요. 실패하면 그냥 '안됐네', '부끄럽네' 이정도였어요.

그런데 확률상으로 보면 무슨 일이든 50% 아닌가요? 이 프로그램이 잘될수도 있지만 안될수도 있는거니까. 당연히 잘 될거라고 너무 굳게 믿어서 죄절을 하는거죠.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여자와 사귀고 싶어서 고백을 했어요. 그 여자가 YES를 할 수도 있고, NO라고 할 수도 있는건데 꼭 YES라고 답해줄 거라고 믿는 게 나쁜 거 아닌가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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