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입력 2014-06-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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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 감독-류중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신치용 “아내는 감독 그만두라고 타박”
류중일 “평범한 삶 못누린 가족에 미안”

류중일 감독은 최근 군에 입대한 둘째 아들 면회를 갔다. 입대한 지 3개월 넘은 아들이 배치된 전방의 군부대를 찾았다. 야구감독 류중일이 면회 오자 부대가 술렁였다. 류 감독은 부대원들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했다. 체력단련에 도움이 될 소프트볼 용품을 챙겨서 갔다.

야구용품도 생각했지만 부상을 염려해 바꿨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리에서 류 감독은 아들의 소속부대 상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류중일 감독’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대해주세요. 더 힘든 일을 시켜도 좋습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의 맏아들은 지금 미국유학 중이다. 중학교 때부터 미국으로 갔다. 유명 아버지를 둔 덕에 한국에서의 삶이 평탄치 않을 것을 걱정한 선택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야구스타로 살아온 감독은 자신 때문에 힘든 삶은 살아온 모든 가족들에 미안해했다. “여동생은 중학교 때부터 항상 류중일의 동생으로 살았다.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했다.

신치용 감독의 아내는 농구선수 스타플레이어(전미애 씨) 출신이다. 신 감독은 두 딸을 뒀는데 첫째는 공무원(미혼)이고 둘째는 프로농구선수를 했다. 아내는 항상 신 감독에게 빨리 감독을 그만두라고 한다. “더 이상 무슨 영광을 누리겠다고 힘든 일을 이렇게 하느냐”며 타박을 한다고 했다. 신 감독은 사위 박철우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다. 경기 뒤 칭찬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사위로서는 괜찮지만 선수로서는 근성이 없다”는 것이 장인 신 감독이 품고 있는 아쉬움이다. 신 감독이 힘든 훈련을 시키거나 선수들에게 뭔가를 지시할 때 하는 말이 있다. “사위도 같은 팀에 있는데 내가 너희들에게 나쁜 일을 시키겠냐”가 그것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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