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찰리 쉬렉(왼쪽)이 24일 잠실 LG전에서 외국인 최초이자 역대 11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뒤, 포수 김태군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NC 찰리 쉬렉(29)이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11번째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외국인투수로는 최초다. 찰리는 24일 잠실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단 3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무안타·무실점으로 시즌 6승(3패)을 달성했다. 투구수는 110개에 불과했다. 최종 경기스코어는 6-0이었다.
찰리는 원래 23일 마산 삼성전에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비로 등판이 하루 미뤄졌다. LG 양상문 감독은 “삼성전에 찰리가 던지고 오길 바랐는데 비가 안 도와줬다”는 농담으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양 감독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찰리는 이날 LG 타자들은 완벽하게 제압했다.4회 1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을 주기 전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고, 7회 1사 후 볼넷, 8회 선두타자 이병규(7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조쉬 벨을 투수 병살타로 이닝을 매조지했다. 기록 달성에 수비수들의 도움이 컸다. 야수들은 안타성 타구도 침착하게 잡아내 타자주자를 아웃시켰다. 9회 마지막 타자 박용택을 좌익수플라이로 잡아내자 찰리뿐 아니라 NC 선수들은 모두 두 팔을 들고 함께 기뻐했다.
노히트노런이란 선발투수가 무안타, 무실점으로 홀로 경기를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해도 실점하지 않으면 노히트노런으로 간주한다.
1984년 5월 5일 해태 방수원이 삼미 슈퍼스타즈를 상대로 한국프로야구 첫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이후 김정행(롯데·1986년), 장호연(OB·1988년), 이동석(빙그레·1988년), 선동열(해태·1989년), 이태일(삼성·1990년), 1993년김원형(쌍방울)과 김태원(LG) 등이 차례로 기록했다. 현대 정명원은 1996년 해태를 상대로 한국시리즈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유일한 포스트시즌 노히트노런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997년 한화 정민철, 2000년 한화 송진우(5월 18일 광주 해태)가 세운 이후 14년동안 ‘꿈의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11번째 노히트노런(정규시즌 9이닝)의 주인공은 찰리였다.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고 방어율 1위(2.48)를 차지하며 팀의 에이스를 자리매김했고, 올 시즌에는 불운과 부상 등으로 5승3패, 방어율 3.32에 머물렀지만 이날은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진정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팀 3연패 탈출을 이끈 호투라 더 뜻깊었다. 노히터 덕분에 방어율이 2.99로 떨어져 방어율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보너스였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