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남긴 의리’ 박주영, 명예 회복 기회 없었다

입력 2014-06-27 0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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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대표팀 공격수 박주영(29)이 끝내 명예 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월드컵을 마쳤다.

한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 예선 3차전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이날 한국은 H조 최강 팀 벨기에를 상대로 맹공을 퍼부으며 선전했지만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한국은 3득점 6실점, 1무 2패로 8년 만의 조별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원 톱 공격수로 러시아 전과 알제리 전에 선발 출전했던 박주영은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결국 벨기에 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후반 교체 투입 가능성이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근호, 김보경, 지동원을 교체 카드로 사용하며 박주영을 외면했다.

박주영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김신욱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박주영은 더욱 곤경에 처했다.

앞선 2경기에서 단 1개의 슈팅만을 기록했을 뿐 팀 공격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 박주영은 러시아 전 자신을 대신해 투입된 이근호가 골을 터뜨리며 활약한 데 이어 김신욱도 월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소속팀에서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박주영 발탁으로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원 팀’이라는 대의명분을 깨면서까지 보인 박주영에 대한 믿음은 결과적으로 배반당했다.

그리고 벨기에 전에서 박주영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마지막 명예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의 지나친 박주영 챙기기는 결국 씁쓸함만 남긴 채 끝났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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