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KOVO컵 선수 차출 ‘아시안게임 딜레마’

입력 2014-07-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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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가 남자 대표선수들의 차출 일정을 놓고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앞으로 대표팀 선수의 차출과 훈련일정에 관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움직여야 한다는 교훈을 안겼다. 6월22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졌던 FIVB 월드리그 한국-체코전 모습.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19일 열리는 안산 우리카드컵 일정 진통
아시안게임 앞둔 대표팀 훈련 차질 논란
당일 출전? 여자대표팀은 아예 못 나와

V리그가 새로운 룰을 시험한다. 시험대는 2014 안산 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다. 프로배구 V리그 13개 구단 감독은 9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19일부터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지는 KOVO컵에서 새로 적용할 룰을 최종 결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심판의 합의판정 폐지다. 이와 함께 ▲기존의 경기감독관, 심판감독관, 경기판독관 등 3명이 했던 비디오 판정은 경기감독관, 심판감독관, 해당 경기의 부심이 직접 비디오판독에 참여하며 ▲판독은 세트 당 1회로 제한하지만 판독이 불가능 하거나 오심일 경우 각각 1차례 추가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밖에 ▲신속한 경기운영을 위해 경기구를 3개에서 5개로 늘렸고 ▲경기 전 양 팀 감독과 매스미디어의 사전 인터뷰를 도입해 경기 60분 전 미디어와의 인터뷰가 의무화 됐다. 제2경기, 제3경기는 앞 경기 2세트 종료 뒤에 실시한다.


● KOVO컵에 여자대표팀은 불출전…남자대표팀은 당일치기 차출

10일 벌어진 실무위원회는 뜨거웠다. 최대의 논쟁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팀 복귀 시기였다. 당초 이사회는 대한배구협회와 상의해 KOVO컵 일정을 잡았다. 2014 월드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하는 여자대표팀의 경우 일정이 급박해 모든 선수가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남자 선수들은 KOVO컵에 출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회에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 일정이 부족하다며 대회기간동안 선수들의 추가 차출을 요청했다. 이사회는 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아시안게임을 향한 국민적인 열망이 높고 프로배구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양보했다. 그래서 나온 안이 당일 출전이었다. 대표선수들이 소속팀의 경기 당일 날 진천선수촌에서 나와 경기에 뛰고 다시 돌아가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충북 진천에서 선수들이 경기도 안산까지 오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 매일 선수들이 고속도로를 오가다보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몇몇 구단들은 “당일에 보내줄 바에는 차라리 보내주지 말라”고 했다.

물론 팀마다 사정이 달랐다. 주전세터 이민규를 내준 OK저축은행과 전광인 서재덕 등 주전 공격수 2명이 차출된 한국전력은 당일 차출에 강력 반발했다. 한전은 LIG에서 온 새로운 세터 권준형과 공격수들이 손발을 맞춰볼 시간을 필요하다고 했다. 이 문제로 한동안 설왕설래했다. 감정이 격앙되자 KOVO컵 불참을 외치는 구단도 나왔다.

감독들은 감독들대로 “현장의 실정을 너무 모른다”고 이사회의 결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연맹은 부랴부랴 협회와 다시 협의했다. 박기원 대표팀 감독, 이종경 대한배구협회 전무이사와 의논했다. 각 구단은 이틀 전 차출을 믿고 있다. 17일 모든 대표선수들이 동시에 나올지 아니면 팀의 경기 일정에 따라 일부만 나올지는 미정이다.


● 배구대표팀 2진조차 없다… 대표팀 차출 소동의 의미

이 같은 임시처방에 대해 구단의 불만은 많다. 대신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 프로구단이 이번 소동으로 배운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대표팀 소집 및 훈련과 관련해 장기적인 스케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연맹의 이사들은 “앞으로 협회에서 국제대회 출전과 관련해 1년 치 스케줄을 미리 알려주면 그 상황에 맞춰 모두 들어주겠다”고 했다. 또 하나 선수단 구성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대회의 비중에 따라 1진 혹은 2진이 나가도 되는데 지금은 모든 대회에 대표 1진이 나가는 구조다. 특정 선수들의 혹사가 걱정된다. 사실 우리는 대표 2진도 없다. 누가 그 팀을 맡을지도 정하지 않았다. 이제 그런 논의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시작해야 한다.

한편 여자팀은 대표선수 모두가 KOVO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가장 애타는 팀이 나왔다. 기업은행이다. 박정아 김희진 남지연 등 3명이 빠졌다. 게다가 주전세터 김사니의 어깨가 좋지 못해 출전여부도 불투명하다. “다른 팀보다 많은 선수가 차출됐는데 한 명이라도 빼주면 안 되겠냐”고 했지만 호소했지만 누구도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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