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400만원 짜리 차 받고 500만원 넘게 술 샀지”

입력 2014-07-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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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시진 감독은 현역 사령탑 중 유일하게 올스타전 MVP에 빛났다. 삼성 시절 투수로서 1985년 올스타전에서 MVP에 올랐다. 스포츠동아DB

■ 1985년 첫 투수 MVP이자 유일한 삼성 출신 MVP

그땐 3차전…서울·광주·부산 돌았지
투수 첫 MVP?여론 덕분에 얻은 영광
올 이스턴리그 사령탑 모두 삼성 출신
추억의 선후배들,간만에 회포 풉시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현역 사령탑 중 유일하게 올스타전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 삼성 에이스로서 1985년 올스타전 때 MVP를 차지했는데 투수로는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과 함께 단 두 명뿐이다. 또 삼성 선수로 올스타전 MVP에 빛난 유일한 선수였다.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17일 광주로 향하는 김 감독에게 1985년의 추억을 물었다. 김 감독은 “지금이야 올스타전이 단판 승부이지만 그 시절에는 3차전을 했다. 서울 광주 부산을 돌았다”고 회고했다. 또 하나 특이한 사실은 당시 팬 투표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은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1∼3차전에 모두 나가야 했다. 당시 동군 투수 올스타였던 김 감독은 1,3차전에 등판해 3이닝씩 던졌다. “원래 2차전도 나가려고 준비했는데 마지막 9회가 병살타로 끝나서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85년 6월23일 잠실에서 열린 1차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11타자를 맞아 1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승리투수가 됐다. 동군이 4-0으로 이겼다. 이어 25일 2차전(동군 5-1 승)을 쉰 뒤 26일 부산 구덕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 두 번째 투수로 나서 3이닝 2볼넷 3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보여줬다. 3차전은 동군이 2-6으로 패했으나 기자단은 김 감독을 MVP로 선정했다.

김 감독은 “그때는 지금보다 올스타전에서 선수들이 더 전력으로 했다. 나도 열심히 던졌다. 잘 던진 것도 있었지만 앞선 세 번의 올스타전에서 모두 타자가 MVP에 올랐기에 투수를 한 번 줘야 되지 않느냐는 여론도 있었던 것 같다. 어부지리였다”고 겸손하게 밝혔다.

당시 올스타전 MVP의 부상은 대우자동차 ‘맵시나’였다. 그 시절 40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는데 김 감독은 “나중에 술값으로만 500만원 넘게 썼다”고 웃었다.

투수가 올스타전 MVP로 뽑히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아무래도 1경기만 치르다보니 결정적 순간에 친 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수가 MVP를 노려보려면 3이닝을 던지며 퍼펙트 피칭에 4∼5개의 삼진을 잡아야 될 텐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다.

김 감독은 “이번에 올스타전에 가면 이스턴리그에서 재미있는 기록이 하나 나온다”라고 슬쩍 운을 띄웠다. 이스턴리그 사령탑 4인이 모두 삼성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 롯데 김시진 감독, 두산 송일수 감독, SK 이만수 감독이 모두 삼성 출신인 것이다. 추억의 선후배들이 한여름 광주에서 모처럼 부담 없이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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