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 유망주’ 이다린의 발목은 인어 지느러미

입력 2014-07-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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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인천아시안게임 배영 대표로 선발된 이다린. 이다린은 SK의 꿈나무 발굴 육성 프로그램의 1호 수혜자다(위) 남다른 유연성을 지닌 이다린의 발목. 평평한 바닥에선 발끝이 땅에 닿는다고 한다(아래). 김천|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배영 유망주’ 이다린,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
천부적인 발목 유연성, 킥은 세계적인 수준
“물고기 지느러미가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가도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이후 또 한명의 ‘배영 스타’ 예감

‘배영 유망주’ 이다린(15·서울체중3·사진)은 SK의 수영 꿈나무 육성 프로젝트의 첫 번째 수혜자다. SK는 박태환의 전담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와 함께 1월 진천선수촌에서 남녀 각 16명의 유망주들을 살펴본 뒤, 3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쳐 이다린을 후원하기로 최종결정했다. 계약기간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다. 1차 목표는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2차 목표는 2015세계선수권대회 A기준기록 통과, 3차 목표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결선 진출로 잡았다. 5월31일~7월12일 볼 코치의 지도 하에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힘찬 발걸음을 뗐다.

일단 출발은 순조롭다. 이다린은 1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겸 아시안게임 경영대표선발전 여자중학부 배영 100m 결선에서 1분02초28의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국가대표 임다솔(계룡고) 등 여자고등부는 물론 여자일반부 선배들 보다 더 우수한 기록이었다. 결국 이다린은 인천아시안게임 배영 대표로 선발됐다. 18일 여자중학부 배영 200m 결선에선 2분12초63으로 라이벌 이도륜(경기체중·2분12초56)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지도자인 볼 코치는 특히 이다린의 킥 동작과 남다른 승부근성에 주목했다. 킥에서의 강점은 이다린의 남다른 발목 유연성에서 나온다. 평평한 바닥에서 발목을 구부리면, 발가락 끝이 바닥에 닿을 정도다. 이는 특별한 훈련 과정의 산물이 아니라 선천적인 재능 덕분이다. SK관계자는 “볼 코치가 호주 선수들을 앞에 두고 이다린이 발목을 꺾는 모습을 보여주며, ‘수영 선수라면 이래야 한다’고 칭찬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적인 기계로 측정을 하면, 발목의 유연성이 발레리나 수준으로 나온다고 한다. 킥만 놓고 보면, ‘수영강국’ 호주 선수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하지만 우수한 발목의 유연성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관절의 가동범위가 너무 넓다보니, 훈련량이 많아지면 쉽게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결국 이다린은 한국과 호주의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하지만 ‘질병은 아니다. 가벼운 통증은 참아가며 훈련해도 무방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8월2일엔 또 다시 호주로 넘어가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SK관계자는 이다린의 유연한 킥 동작을 가리켜, “마치 물고기 지느러미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1986서울아시안게임 배영 100·200m 2관왕 최윤희(47) 이후 ‘아시아의 인어’가 또 한번 탄생할 수 있을까. 이다린은 “유연한 몸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룰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천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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