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희생번트 0개 손아섭이 번트왕 오른 사연

입력 2014-07-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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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 이스턴리그(삼성, 두산, 롯데, SK)와 웨스턴리그(LG, 넥센, NC, KIA,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전 손아섭이 세븐 번트왕 선발전에서 13점을 획득하며 번트왕에 오르고 있다. 광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013년부터 올 시즌 전반기까지 희생번트 전무
후반기엔 아껴놓은 기습번트 능력도 발휘할 것
상금은? 공던져준 김상수에게 한턱 제대로 쏜다

“올스타전하고 정말 인연이 없었는데….”

롯데 손아섭이 활짝 웃었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식전 이벤트인 ‘세븐 번트왕’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총 13점을 얻은 그는 12점의 최경철(LG)을 1점차로 제치고 영광을 안았다. 세븐 번트왕은 개인당 총 4차례 번트를 시도해 1루와 3루 앞에 1~5점이 그려진 반원에 타구를 넣는 게임이다. 4차례 번트 시도에서 득점을 합쳐 가장 높은 점수를 올리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도전자로 나선 손아섭(롯데)은 첫 번째 번트에서 4점을 따낸 뒤 2~4차 시도에서 모두 3점을 기록해 총점 13점을 올려 1위가 됐다. 최경철은 12점, 넥센 서건창은 11점, 삼성 박해민은 10점, SK 김강민과 KIA 이대형은 나란히 9점을 올렸다.

그동안 올스타전에서 개인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손아섭은 번트왕에 오른 데 대해 기분 좋은 웃음부터 터뜨리더니 “첫번째 타구가 파울로 나갔다가 들어와 ‘되겠구나’ 싶었다”면서 “부담 없이 나가 재미있게 한 것이 번트왕에 오른 비결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손아섭은 지난해부터 올 시즌 전반기까지 희생번트가 단 한 개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희생번트를 기록한 것은 2012년 9월 15일 대구 삼성전. 그만큼 그는 번트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팀의 중심타자로 나서는 데다 안타를 칠 확률이 높은 타자이기 때문에 벤치에서 그에게 희생번트 지시를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번트를 못 대는 편은 아니지만 작년부터 희생번트는 한 개도 없었다”며 웃고는 “이번 전반기 막판에 기습번트를 대 봤는데, 파울이 됐다”면서 “시즌 막판 중요한 상황이 되면 번트본능을 발휘해 기습번트를 대 보겠다. 지금은 번트 실력을 아끼려고 한다. 시즌 막판에 상대 야수들이 헷갈리게 번트왕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번트왕은 2012년 시작됐다. 초대 챔피언은 KIA 이용규(현 한화)였지만, 롯데는 지난해 신본기에 이어 올해 손아섭까지 2연패를 했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롯데가 원래 올스타전에 강하다”며 웃었다. 실제 롯데는 올해까지 33차례 펼쳐진 올스타전에서 무려 14차례나 ‘미스터 올스타’를 배출할 정도로 올스타전만 되면 유난히 힘을 발휘해 왔다.

200만원 상금을 어떻게 쓸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황)재균이 형을 비롯해 롯데 형들한테도 한 턱 내야하고, 특히 공을 던져준 김상수(삼성)에게 맛있는 걸 사줘야겠다.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삼성과 사직에서 3연전을 해야 하는데 상수를 부산에서 제일 맛있는 데 데려가서 사줘야겠다. 그러면 상금보다 더 많은 돈이 나갈 것 같다”며 덕아웃에 앉아 있는 김상수를 향해 미소를 날렸다.

광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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