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게, 더 공격적으로” 31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개막한 2014 배드민턴 코리안리그 2차대회는 11점 2세트로 변화를 모색하는 유럽 룰에 따라 15점으로 절충한 대회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스코어보드에 매치포인트인 13-15의 점수가 뚜렷하게 보인다. 구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코리안리그 2차대회에서 단계적 도입
대회 첫날 최강 삼성전기 남녀부 승리
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아를 견제하려는 유럽의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31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개막한 2014 배드민턴 코리안리그 2차대회는 낮선 풍경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한 세트가 끝나는 21점이 아닌 15점째에 환호하며 기뻐했다. 21점이 아닌 15점에서 세트가 끝나는 경기는 진행이 더 빨랐고 매우 공격적이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중수 전무는 “세계배드민턴연맹이 국제대회 룰을 ‘11점 5세트’로 변경하려고 하고 있다. 8월부터 국제대회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된다. 이번 대회는 그런 흐름에 맞춰 선수들이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15점 3세트로 치른다”고 밝혔다.
‘11점 5세트’ 룰은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9점 5세트, 15점 3세트 등을 함께 논의하다 11점 5세트로 최종 방향을 잡았다. 매우 혁명적인 변화다.
더 빠른 경기진행으로 흥미와 집중도를 높이고 TV중계에도 유리하도록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배드민턴을 주도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현역시절 세계 정상급 복식선수였던 김학균 김천시청 코치는 “유럽이 계속 메달을 따지 못하니까 아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계속 룰을 바꾸려 하고 있다. 2002년에 시범적으로 1세트 7점제 경기가 열린 적이 있었다. 한국은 당시 역대 최고 멤버라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국제대회에서 덴마크에 완패를 했다. 11점 5세트는 힘이 좋고 장신 선수가 많은 유럽에 유리한 제도로 보인다”며 “그러나 한국선수들도 빠르고 공격적인 장점을 살리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점 3세트는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빈 틈 없는 수비로 상대 실수를 노리는 경기 운영이 큰 효과를 보는 제도다. 11점 5세트로 바뀌면 공격적인 성향이 더 유리해진다.
배드민턴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2006년 서비스권을 가졌을 때만 점수를 올릴 수 있었던 규칙을 바꿨다. 이전까지 체력이 매우 중요했지만 공격능력을 더 중요시하는 흐름으로 급격히 바뀌었다.
배드민턴은 대표적인 올림픽 효자종목이다. 꾸준히 세계정상을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아마추어 종목으로 룰 변화가 국제대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배드민턴은 프로전환을 위한 첫 발걸음인 코리안리그부터 15점 3세트를 도입하며 발 빠르게 국제무대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한편 2차 대회 첫날 경기에서는 최강 삼성전기가 남녀부 모두 승리를 거뒀다. 각각 고양시청(남자부)과 영동군청(여자부)을 2-1로 제압했다. 남자부 요넥스는 당진시청을 2-1로, 김천시청도 새마을금고를 2-1로 이겼다. 인천국제공항과 수원시청, 그리고 충주시청은 각각 밀양시청과 성남시청, 광명시청에 3-0 낙승했다. 여자부에서는 인삼공사와 인천국제공항, 새마을금고가 각각 전북은행, 김천시청, 대교를 상대로 3-0으로 이겼다. 화순군청은 시흥시청에, 포스코특수강은 포천시청에 2-1 승리를 거뒀다.
구미|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