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못해” 수원 조성진(왼쪽 끝)이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고무열(왼쪽 2번째)의 헤딩슛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수원은 포항을 4-1로 누르고 승점 30점을 돌파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정신무장 수원, 2년만에 포항전 승리
“너무 빨리 (선두로) 올라가면 좀 그런데….”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8라운드 홈경기를 앞둔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의 이유 있는 한마디였다. 장기 레이스에서 서둘러 1위에 올라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는 ‘추격자’의 입장에 있는 편이 선수단의 심리적 결속과 상대 견제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찾아온 기회를 굳이 놓칠 필요는 없다. 전남전이 전북에는 선두 도약의 타이밍이었다.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 전북과 달리 전남은 주요 멤버들을 뺐다. 상위 스플릿(1∼6위) 진입을 1차 목표로 내건 전남 하석주 감독은 빡빡한 일정 탓에 체력적 부담을 안은 베테랑 수비수 현영민을 출전선수명단에서 제외했고, 용병 공격수 스테보도 벤치에 앉혀뒀다. 장기전을 염두에 둔 하 감독의 선택에 대해 최 감독도 “이해할 수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 ‘닥공(닥치고 공격)’을 모토로 삼은 전북을 맞아 전남은 힘을 쓰지 못했다. 대체 자원 크리즈만-이인규-김동철은 2% 부족했다. 전반 15분 이재성과 전반 36분 한교원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챙긴 전북은 10승5무3패(승점 35)로 같은 날 수원삼성에 1-4로 덜미를 잡힌 포항 스틸러스(10승4무4패·승점 34)를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로 등극했다. 전북의 1위 탈환은 4월 26일 이후 99일만이다. 반면 전남은 3연승 후 2연패에 빠졌다.
포항은 2012년 7월 이후 7승1무로 수원을 압도해왔으나 이날 경기장 라커룸에 ‘오늘! 우리는 포항을 박살낸다!’라는 문구까지 내걸고 필승의 배수진을 친 수원의 기세에 눌려 완패했다. FC서울과 경남FC는 1-1로 비겼다.
한편 2일에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울산현대를 2-0으로 누르고 시즌 2승째를 신고했고 상주상무와 성남FC, 부산 아이파크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나란히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