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강 도전 재뿌린 홈구장 챔피언스필드

입력 2014-08-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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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크리’ 피해 입기 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장 모습. 스포츠동아DB

태풍 ‘나크리’ 피해 입기 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장 모습. 스포츠동아DB

지붕패널 사고로 3∼4일 경기 한꺼번에 취소
양현종 2경기 연속 등판 연기로 컨디션 난조

사소한 부주의, ‘이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종종 큰 재앙을 불러온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부실공사는 KIA의 마지막 4강 도전 길목에서 큰 장애물이 됐다.

잠실 두산전∼문학 SK전∼광주 롯데전으로 이어지는 5일부터 10일까지 6연전은 4강 도전의 마지막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KIA의 벼랑 끝 승부처다.

두산과 롯데는 4강 경쟁 팀, SK는 모처럼 만난 순위가 더 낮은 하위권 팀이다. 그러나 5일 첫 경기에서 믿었던 에이스 양현종이 4.1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양현종은 최고 150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그러나 제구력 난조로 초반부터 난타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9일 만의 등판이 독이 됐다.

양현종은 2일 광주 삼성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많은 비로 경기가 취소됐다. 여기까지는 종종 일어나는 일반적인 등판 일정 변화다. 그러나 이날 챔피언스필드 지붕 패널이 세찬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과 4일 경기까지 한꺼번에 취소됐다. 3일 광주는 비도 그쳤고 바람도 잠잠해졌다. 충분히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개장 첫 해 지붕이 바람에 날아간 부실공사로 2게임이 한꺼번에 취소됐다.

2경기 연속 선발등판이 취소된 양현종은 5일 잠실 원정에서 9일 만에 선발등판했다. 이날 구심을 맡은 김준희 심판위원의 스트라이크존은 양 팀 모두에게 매우 일관적이었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조금 좁게 느껴질 수 있을 만큼 매우 엄격했다. 양현종은 경기감각을 되찾기 전에 연이어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챔피언스필드는 초속 30m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선동열 감독은 이미 7월 초 “태풍이 오면 지붕 패널이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불안해 보인다”는 말을 종종 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챔피언스필드는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연이어 광주시의 지나친 간섭과 잦은 구조 변경 요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날아간 지붕 역시 법적인 안전기준만 겨우 지켜 시공해 주위에 큰 건물이 없는 현장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결국 홈 팀의 가장 중요한 승부에 큰 악재가 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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