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세호 “양배추 이름 포기한 이유…”

입력 2014-08-11 1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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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버린 이유? 내 이름으로 살고 싶어서
○국민MC-1인자 타이틀, 내 목표 아냐

새로운 대세의 등장은 시청자들한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재능이 꽃을 피우고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몰라봐서 미안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조세호의 등장도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원래 남들에게 웃음을 주던 양배추였지만 그는 이제 자신의 이름 석 자로 남들을 웃기고 있다.

"양배추라는 예명에서 다시 본명은 조세호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동안 저를 양배추로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그만큼 많았으니까요. '그래도 20대를 양배추로 살았으니 30대는 조세호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조세호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비과학적인 미신으로 치부했던 개명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그저 조금 웃긴 개그맨 양배추였던 그가 예능 블루칩이 된 현실을 보면 다시 한 번 이름 때문에 성공을 못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

"예전에는 제가 생각해도 정말 조급했어요. 토크쇼 같은 무대는 공개 코미디 때와는 또 다른 내 끼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배우나 가수인 게스트들보다 유독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그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한 방에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문제였다"며 "천천히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마음을 고쳤더니 주변 반응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세가 됐지만 그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그맨으로서 계속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했다. SBS '룸메이트' 속 조세호의 어머니가 들려준 무명 시절의 이야기는 조세호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는지를 보여준다.

"어릴 때부터 남을 웃기고 주목을 받는 걸 좋아하긴 했어요. 그래서 자신감도 있었고 '웃기는 건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도 했죠. 그런데 진짜 세상에 나와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제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굉장히 힘들었어요."


이런 고비들을 넘긴 조세호는 더욱 남을 웃기는 데에 몰두했다. 그의 노력은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빛났고 잠깐 출연한 MBC '무한도전'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게 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일요일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활약 중이다.

"관찰 예능은 처음 해봐요. 카메라가 계속 돌아가는 상황들이 훨씬 재미있어요. 시작부터 끝까지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몰라서 더 흥미로워요."

공개 코미디, 주말 버라이어티에 이어 최근에는 유재석이 이끄는 KBS2 '해피투게더 시즌3'에도 투입된 조세호다. 가히 파죽지세라고 할만한 성장이다.

"저는 항상 제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해요, 제 그릇을 가늠하는 거죠. 그동안 열심히 해도 안 풀린 사람들도 봤고 잘 풀리다가 한 순간에 떨어지는 것도 많이 봤어요. 물론 저도 즐겨야 하고 스트레스도 풀어야 겠지만 그래도 할 건 하고 지킬 건 지키면서 쉬어야죠."

이제 겨우 정상궤도에 올라선 그다. 사람들은 지금에서야 조세호의 이름을 알고 그의 재능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조세호는 도대체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국민 MC? 무대 위에서 죽고 사는 희극인 아니면 영원한 예능 블루칩?

"지금 당장은 웃긴 사람인 것으로 충분해요. 국민 MC나 1인자 같은 타이틀보다는 '웃긴 놈'이라는 말을 듣는 게 가장 행복해요. 천연적인 웃음을 드리는 건 자신 있으니까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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