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도 모르고 경기”… 허인회 허탈웃음

입력 2014-08-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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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가 14일 피지 나탄돌라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피지인터내셔널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황당한 경험을 했다. 토너먼트를 처음 경험한 캐디가 야디지북(코스맵)을 버린 탓에 거리도 모른 채 경기했다. 경기를 끝낸 허인회가 그린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피지 첫 골프대회 코스맵 없이 우왕좌왕
“어떻게 경기했는지 정신 하나도 없었다”

“야디지북(코스맵)도 없이 경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다.”

14일(한국시간) 피지 나탄돌라베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호주 PGA 투어 겸 원아시아투어 피지인터내셔널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에 출전한 허인회(27·JDX스포츠)가 우여곡절 끝에 1라운드를 마쳤다. 한국선수 중 가장 먼저 경기를 끝낸 그는 18번홀 퍼트를 마친 뒤 고개를 숙였다. 이어 “캐디가 야디지북을 버린 탓에 정확한 거리도 알지 못한 채 경기를 했다. 어떻게 경기를 했는지 정신이 없다”며 멋쩍어했다.

야디지북은 코스의 길이와 장애물의 위치, 그린의 경사 등 경기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선수는 야디지북을 보면서 공을 보낼 위치 등을 결정한다. 보통은 캐디가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고, 골프장에서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허인회의 캐디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허인회는 “캐디가 야디지북을 버렸다는 사실을 경기 직전에야 알았다. 갑자기 구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그냥 경기를 했다. 피지에서 프로골프대회가 처음 열리다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알고 보니 캐디도 토너먼트가 처음이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야디지북도 없이 경기를 치른 허인회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티샷을 한 뒤 두 번째 친 공이 그린 앞 40야드 지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리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생긴 일이다. 결국 이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다행히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상위권으로 출발했다.

허인회에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는 “피지에 오기 전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그 때문에 오른쪽 어깨 상태가 몹시 좋지 않다. 오늘 경기 중에서 어깨가 뻐근해 겨우 경기를 끝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허인회는 “아직 3라운드가 더 남았는데, 몸도 아프고 야디지북도 없이 경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빨리 야디지북부터 구해야 할 것 같다”며 걱정했다.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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