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기수가 다이어트 달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14-08-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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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주마다 체중계에 올라야 하는 경마기수에게 감량은 숙명이다. 하지만 500kg을 넘나드는 경주마를 통제해야 하는 만큼 체력을 유지하면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부담중량=기수 체중+필수 장구 무게
매일 식이요법·사우나 등 ‘살과의 전쟁’


노출이 많은 여름은 다이어트의 계절이기도 하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만 감량 목표를 성취하기가 쉽지 않다. 체중계에 오를 때마다 한숨짓는 이들이 부러워할만한 다이어트의 달인이 있다. 바로 경마 기수들이다.

경마가 있는 날, 기수들은 많게는 하루에 열 번 이상 경주를 하고 그 때마다 체중계에 올라선다. 미리 정해진 부담중량에 자신의 체중과 필수장구들의 무게를 합친 총량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경주출전을 앞둔 기수는 자신이 기승할 경주마의 부담중량을 체크한 뒤, 그에 맞춰 체중을 감량한다. 주말에 열리는 경마경기의 출전등록은 보통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이뤄지는데, 이때부터 기수들의 ‘살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기수들에게 감량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다. 목표한 체중을 맞춰 경주마에 오른다 하더라도 500kg을 넘나드는 거구의 경주마를 통제할 체력이 없다면 기수로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기수들이 가장 애용하는 감량법은 ‘운동’이다. 체중은 빼더라도 체력은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수들의 체지방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운동을 한다고 태워 없앨 지방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수들의 운동 감량은 지방을 줄이는 것이 아닌 체내의 수분을 배출하는 방식이다. 운동과 함께 식이요법과 사우나도 많이 활용된다. 굶어서 살을 빼는 기수는 극소수다. 한 기수는 “어느 한 가지 감량법에 집중하기보다 알려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렛츠런파크(옛 경마공원) 내에 있는 기수 숙소에서는 한여름에도 오리털 파카를 쉽게 볼 수 있다. 급히 체중을 빼야할 때 필요하다. 언제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수준급 헬스장이 설치돼 있고, 곳곳에 체중계도 있다. 이와 함께 기수에게 절제된 식사는 필수다. 당연히 식단은 고단백 저칼로리이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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