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의 승부욕이 만든 시즌 첫 번트

입력 2014-08-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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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스포츠동아DB

17일 한화전 기습번트…NC 역전승 발판
“팀 승리 위해 제대로 된 타점 올리고 싶다”

NC 나성범(24·사진)이 시즌 첫 번트를 성공시켰다. 아주 중요한 순간 나온 재치 있는 플레이였다. 그는 17일 마산 한화전 2-3으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와 기습번트로 출루했고, 이후 에릭 테임즈의 역전2점홈런 때 홈을 밟았다.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귀중한 번트였다.

NC 김경문 감독은 아주 중요한 상황이 아니면 중심타자에게는 번트를 시키지 않는 스타일이다. 실패를 해도 강공으로 가는 게 선수의 사기문제나 장기적으로 선수의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이날도 경기 후 나성범을 상대로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나성범은 번트를 댔다. 여기서 그의 야구욕심을 엿볼 수 있다. 나성범은 항상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야구를 더 잘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중심타자가 팀 승리를 위해서는 타점을 많이 올려야한다. 실제 나성범은 지난해보다 타점을 많이 올린 것을 더 자랑스러워한다. 실제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는 “지난해보다 득점권에서 더 강해지고 싶다”고 했고, 올해 17일까지 득점권에서 타율 0.411, 10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0.242, 5홈런, 49타점인 것을 감안하면 찬스 때 한층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 66타점은 시즌 89타점 중 74%에 달하는 수치다.

단순히 타점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일례로 나성범은 지난달 29일 마산 KIA전에서 상대실책에 힘입어 2타점 결승2루타를 쳤다. 승리에 발판이 되는 타점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1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때려낸 뒤 “제대로 된 타점을 올리고 싶었다”는 말을 했다. 2경기 모두 결승타였지만 제대로 된 스윙을 한 뒤 타점을 기록하고 싶은 남다른 욕심을 드러냈다.

NC 김광림 타격코치는 “(나)성범이는 한 타석이 끝나면 항상 찾아와 실패를 했으면 왜 실패했는지, 안타를 쳤으면 어떻게 쳤는지, 그 느낌이 어떤지 설명한다”며 “매번 그렇게 할 정도로 야구 욕심이 많다. 덕분에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기습번트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야구욕심에서 비롯됐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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