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강원도 고성군 파인리즈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 ‘바이네르-파인리즈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개막을 하루 앞두고 코스에 세워진 모형 구두 위에 앉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우현, 허인회, 김승혁, 박상현, 박일환, 김도훈. 사진제공|KPGA
김우현 6월 우승하자 약속대로 대회 만들어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21일부터 강원도 고성군 파인리즈 골프장(파71·7209야드)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바이네르 파인리즈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은 부자(父子)가 만든 골프대회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회에는 한 가지 특별함이 숨어 있다. KPGA 코리안투어 사상 처음으로 현역선수 아버지가 대회의 타이틀스폰서를 맡았다. 대회 주최사인 구두제조업체 안토니-바이네르 김원길(53) 회장은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서 유일하게 2승을 올린 김우현(23)의 아버지다. 아버지는 대회장, 아들은 선수로 만나게 됐다.
대회가 만들어진 사연도 각별하다. 2010년 프로로 데뷔했지만 대회가 많지 않아 연습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네가 우승하면 대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아들이 올 6월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서 우승하자 그 약속을 지켰다.
부자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다짐과 포부를 밝혔다. 김우현은 “아버지가 개최하는 대회라서 그런지 느낌이 새롭다. 그러나 다른 대회와 다르지 않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아버지에게 3번째 우승트로피를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아들 때문에 시작하게 됐지만, 이왕 시작한 만큼 대회를 멋지고 크게 만들고 싶다. 만약 아들이 우승하면 내년에는 10억원짜리 대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우현이 우승하면 2007년 김경태(28·신한금융그룹)와 강경남(31) 이후 7년 만에 한 시즌 3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선 유난히 데뷔 첫 우승에 성공한 선수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 동부화재오픈 이동민(29)을 시작으로 박준원(GS칼텍스 매경오픈), 김승혁(SK텔레콤오픈), 김우현(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 주흥철(군산CC오픈), 황중곤(매일유업오픈)이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무명들의 우승 도전이 거셀 전망이다. 문경준(32·휴셈), 송영한(23·신한금융그룹), 김기환(23), 이경훈(23·이상 CJ오쇼핑) 등이 우승이 없는 우승 후보들이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이수민(21)과 이창우(21)의 첫 우승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