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태극마크는 축구인생 이정표 “끝날때까지 끝 아니다”

입력 2014-08-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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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스포츠동아DB

■ 프로축구-프로야구 ‘라이언킹’…끝나지 않은 신화

이승엽(38)과 이동국(35). 세살 차이의 두 선수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이들은 공통점이 많다. 둘 다 ‘라이언킹’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출중한 기량으로 이미 누구도 넘보지 못할 신화들을 만들었다. 이제 한걸음 한걸음이 곧 야구와 축구의 역사와 전설이 된다. 선수로서는 환갑의 나이. 그러나 “아직 신화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항변하듯 여전히 출중한 기량으로 리그를 지배한다. 세월을 거스르며 불꽃처럼 타오르는 ‘라이언킹’ 이승엽과 이동국. 이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행운인지 모른다.


10골, K리그 득점 단독선두…“대표팀 불러주면 간다”
A매치 통산 99경기…‘센추리클럽’ 가입 한경기 남아

그가 가면 길이 되고, 그가 움직이면 역사가 이뤄진다.

이동국(35·전북현대)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다. 세월을 이기는 이는 없다지만, 그의 발자취를 보면 마치 세월을 거스르는 듯하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며 제자 칭찬에 주저함이 없다. 깊은 신뢰가 느껴진다.

이동국은 태극마크를 달고 뛰면서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누비면서도 끊임없이 이정표를 세워왔다. 그의 좌우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다. 미국프로야구(MLB)의 전설 요기 베라의 격언이다. 그렇다. 그의 전진이 언제 멈출지는 몰라도, ‘끝’의 그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쏟겠다는 그의 의지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 태극마크는 삶의 목표이자 이정표!

이동국은 자주 이런 질문을 접한다. “국가대표팀에서 언제 은퇴할 것인가?” 답은 한결같다. “도저히 뛸 수 없을 때까지….”

이동국은 A매치 통산 99경기(30골)에 나섰다. 그의 대표팀 시계는 지난해 6월 18일에서 멈춰져 있다. 이란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0-1 패)이다. 이후 ‘홍명보호’가 출범했고, 대표팀이 모일 때면 그에게 시선이 쏠렸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 가입이 관심사다. 홍명보호에선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다. 홍 감독 역시 후배의 기록을 전혀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긍정의 여론도 형성됐다. 9월 A매치 2연전 때 이동국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는 “(태극마크는) 욕심도, 집착도 아닌 목표이자 이정표”라고 말했다. 뚜렷한 이유도 덧붙였다. “현역 생활을 하는 한 대표팀은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동기를 유발하는 동력이다.”

스스로 대표팀에서 물러날 생각도 없다. 스타들은 대개 먼저 대표팀을 떠난 뒤 현역에서도 은퇴하지만, 이동국의 소신은 뚜렷하다. “대표팀이 불러주면 가야 한다. 대표팀 은퇴를 하고 전북 경기에 뛸 일은 없다.”


● 위대한 K리그의 역사

벌써 17번째 프로 시즌이다. 프랑스월드컵의 참사 속에 희망으로 떠올라 신인상을 차지한 1998년부터 한 걸음씩 향한 것이 이토록 긴 시간이 됐다. 2001년 6개월간 베르더 브레멘(독일)에서 임대생활을 하고,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미들즈브러(잉글랜드)에 몸담았던 2년여의 시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K리그를 누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리그 컵 등은 차치하고 K리그에서만 164골·64도움(368경기)을 올렸다. 최근 K리그 사상 3번째로 60골-60도움 클럽에도 가입했고, 지난 주말 포항 원정에선 ‘단일팀 100호 골’을 달성했다.

이동국의 시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09년에 이은 통산 2번째 득점왕이다. 그는 “기록은 굳이 신경 안 쓰는 편이지만 득점왕 레이스에 본격 도전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현재 10골·6도움(20경기)을 올린 그는 올 시즌 득점랭킹 단독 선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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