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산골에서 김원식 씨는 온 몸으로 자연에서 왔음을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
경남 함양군 안의면. 차로는 갈 수 없는 험한 산골, 흰 살갗에 검고 긴 생머리의 한 인물이 계곡에서 목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 아닌 남성. 자신을 조선에서 온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하는 김원식(43) 씨다. 진짜 자유로운 영혼인 것처럼 김 씨는 산속을 휘젓고 다니며 자연산 더덕을 캐 계곡물에 씻어 생으로 먹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명상에 잠긴다.
김 씨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폐가에서 촛불 하나로 생활하고 있다. 집안 곳곳에는 서각 작품과 고서가 쌓여 있다. 김 씨는 마을의 말벌집을 제거한 뒤 ‘갈 데까지 가보자’ 제작진과 동행한 김오곤 한의사를 위해 말벌 애벌레를 볶아준다. 그리고 여주(쓴오이) 등 각종 야채와 삼겹살을 넣어 만든 죽통 삼겹살 구이를 선보인다.
떠나기 아쉬운 김 한의사는 글을 쓰고 나무를 깎는 작업에 상당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서각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그를 위해 김 씨는 특별한 선물을 건네며 기약 없는 다음 만남을 기대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