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리아, 레알 팬들에 장문 편지 “떠나고 싶지 않았다”(전문)

입력 2014-08-27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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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르카 홈페이지 캡처

[동아닷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을 확정 지은 앙헬 디 마리아(26)가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맨유는 27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디 마리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디 마리아의 계약기간은 5년, 이적료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고액인 5970만 파운드(약 1003억 원)다.

이날 스페인 스포츠 전문매체 ‘마르카’는 디 마리아가 맨유행이 확정된 뒤 4년간 몸 담았던 레알마드리드의 팬들에게 남긴 편지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공개된 편지에서 디 마리아는 “이번 이적은 내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시즌 활약과 월드컵에서의 좋은 모습 이후 구단에서 어떤 시그널을 보내주길 기다렸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아울러 언론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많은 거짓말들이 난무했다. 그들은 내가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못박으려 했다”고 토로했다.

디 마리아는 이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팀 동료, 가족, 구단 관계자들에게 차례로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어 디 마리아는 팬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전했다. 그는 지난 20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렸던 2014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경기를 언급했다.

그는 “그날 경기에서 팬들의 함성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정말 소름끼쳤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날 경기가 나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디 마리아는 레알 마드리드에 행운을 빌며 언제나 응원할 뜻을 전했다.

한편, 디 마리아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가레스 베일을 영입하며 윙어 자리를 빼앗겼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그를 중원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디 마리아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팀에 기여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중원 미드필드진에 토니 크로스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영입되며 디 마리아의 팀내 입지가 더 좁아졌다. 결국 디 마리아는 수많은 이적설 끝에 맨유행이 확정됐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이하 디 마리아의 편지◀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시간이 끝났습니다. 이 몇 줄 안에 모든 걸 담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편지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는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제 나름의 방법입니다.

지난 4년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자부심과 더불어 이 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이뤄낸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슬프게도 저는 떠나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적은 제가 바란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저 역시도 언제나 실력향상에만 몰두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월드컵에 참가했을 때 클럽으로부터 어떤 시그널을 받으리라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없었습니다.

많은 거짓말들이 난무했습니다. 그들은 제가 클럽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못박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틀렸습니다. 불행하게도 제 축구는 누군가의 입맛에 맞지 않았는가 봅니다. 제가 요구했던 건 오직 공정한 대우 뿐이었습니다.

세상엔 봉급 말고도 제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전 그것들을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찾고 싶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팀 동료를 넘어 환상적이었던 선수들과 라커룸을 공유할 수 있었던 건 너무나 큰 행운이었습니다. 제 생각엔 그들이 라 데시마를 이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경기장 안팎에서 저질렀던 제 과오를 사과하고 싶습니다.그 누구에게도 잘못하려고 의도한 적은 없습니다.

전 매 경기마다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었고 유니폼은 땀에 절었습니다. 잘 풀릴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전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제 딸이 태어난 스페인의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특히 몬테프린시페 병원 관계자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제 아내와 딸에게는 언제나 고마운 마음입니다. 물론 항상 저를 응원해준 팀 동료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또한 코칭스태프와 더불어 저와 관계를 맺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 한해 레알 마드리드가 훌륭한 시즌을 보내 팀이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수페르코파가 열렸던 베르나베우에서의 관중들의 함성소리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날은 정말 소름끼쳤습니다. 어떻게 작별인사를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불행하게도 그 경기가 제 마지막 경기가 되었네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마드리드!

앙헬 디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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