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재학의 위기…해법은 ‘초심으로’

입력 2014-09-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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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이 지난 13일 넥센전에 선발출전해 부진한 투구를 한 뒤 교체되고 있다. 최일언 투수코치(오른쪽)은 “이재학이 하체 밸런스가 무너져 제구력이 제대로 안된다”고 진단했다. 스포츠동아DB

최일언 코치 “2012년 퓨처스때 최고 구위”
갈수록 구위 하락…후반기 무승 2패 부진
하체 밸런스 보완 체력부터 다시 만들어야

NC 이재학(24·사진 왼쪽)은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 직후 최일언 투수코치(사진 오른쪽)에게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너, 계속 그렇게 야구하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누를 끼친다.” “이대로라면 NC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도 너를 못 쓸 것 같다.” 자타공인 NC 미래의 에이스인 이재학을 향해 인품 좋기로 소문난 최 코치는 왜 그렇게 모진 말을 쏟아냈을까?


● “이재학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이재학은 후반기 들어 6경기에 등판해 단 1승도 없다. 불운 탓만이 아니다. 2패에 방어율은 7.52에 달한다. 후반기 들어 가장 길게 던진 경기가 7월30일 KIA전의 6이닝(4실점) 투구였다. 그 외에는 가까스로 5이닝을 채운 것이 두 번 있었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조기강판이었다. 8월26일 한화전은 3.2이닝 3실점으로 물러났다.

전반기 이재학은 18경기에서 9승4패 방어율 3.38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신인왕을 차지했던 지난해는 27경기에서 10승5패 1세이브 방어율 2.88을 기록했다. 그랬기에 후반기 슬럼프는 갑작스럽게 비친다. NC가 후반기 들어 승률 5할을 넘지 못하는(30일까지 14승15패)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최 코치의 진단은 냉정했다. “갑작스런 부진이 아니다. 터질 일이 터진 것이다.”

최 코치는 전반기 이재학의 성적을 “재수가 좋은 덕분”이라고까지 평가 절하했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이재학이라는 투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최 코치는 “이재학의 최고 구위가 언제인지 아나? NC가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2012시즌이었다. 내가 보기엔 이후 2013년, 2014년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제자의 최대 역량을 알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 “이재학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투수다”

이재학은 겸손하고 성실한 성품이지만 야구에 관해선 자기철학이 뚜렷하다. 스스로가 옳다고 믿으면 누가 뭐라고 해도 밀어붙이는 뚝심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이재학이기에 후반기 슬럼프가 더욱 당황스럽게 받아들여질 상황이다. 전반기 106.2이닝에서 9개의 홈런을 맞았는데 후반기 26.1이닝에서 6개의 홈런을 맞았다. 이재학은 “제구력이 안되서 그러는 것 같다”고 최 코치에게 고백했다.

그러나 최 코치는 “그럼 제구력이 왜 안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체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인데 그동안 야구가 너무 잘되다 보니 그것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재학도 은사인 최 코치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하체 강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2012년 구위를 되찾으려면 폼을 찾아야 되고, 그러려면 기초체력이 필요한 단계다. 최 코치는 “이재학 정도 되는 투수라면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된다. 나는 그 점을 질타하고 싶었다. 어떡하면 더 잘할까를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산|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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