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세터 사에이드 멘탈을 흔들어라

입력 2014-09-0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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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공격차원이 다르다.” 한국남자배구국가대표팀 박기원 감독이 3일(한국시간)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강호 이탈리아와 미국을 연이어 격파한 이란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공격의 파워와 높이가 앞서는 이란을 이기기 위한 비책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제배구연맹

세계남자배구선수권 이란 선수들 쉽게 흥분
전진수비와 예측 통한 자리잡기 맞춤형 훈련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이란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세계랭킹 3위 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3-1로 격파했던 이란은 2일 크라크푸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3 25-19 19-25 18-25 17-15)로 이겼다. 미국은 세계랭킹 4위이자 2014 월드리그 챔피언인 강팀.

국가대표팀 박기원 감독과 임도헌 코치, 문성준 전력분석관은 현장에서 이란배구의 위력을 확인했다. 박 감독은 “공격의 차원이 다르다. 블로킹도 마찬가지다. 높고 파워가 있다”고 분석했다. 임 코치는 “한마디로 이란 배구가 견고하다”고 표현했다.

미국전 1,2세트에서 이란의 장점이 드러났다. 공격의 파워와 높이가 한국보다 앞섰다. 서브도 강했고 블로킹 벽도 높았다. 이란은 1세트에서 미들블로커 세예드 무사비(203cm)의 높은 블로킹과 중앙속공이 돋보였고 2세트에선 아미르 가포(202cm)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위력적이었다.

이란은 선수마다 서브의 특징과 주로 공략하는 코스가 있었다. 오른손 가포와 왼손 파하드 만이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플로터 서브를 넣었다.

그러나 이란은 3세트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내줬다. 이란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세터의 멘탈이었다. 쉽게 흥분했다. 박 감독은 이란 베테랑 세터 사에이드의 성격문제를 집었다. 사에이드가 1세트 도중 공격수 모즈타바가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자 감독에게 바꿔달라고 다투는 것을 집어냈다. “선수가 감독 위에서 논다. 나라면 세터를 경기에서 빼버렸다”고 했다. 임 코치도 “이란이 3∼4세트에 까불었다. 중요한 점수가 몇 개 있었는데 거기서 실수를 했고 결국 팀이 쉽게 허물어졌다. 선수들도 흥분했다”고 지적했다.

쉽게 흥분하고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경기를 지배하고픈 사에이드의 욕심을 한국이 파고든다면 승산은 있다.

한국-핀란드전(3일 23시30분)을 하루 앞둔 마지막 코트 적응훈련 때 박 감독은 이란전을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선수들에게 전진수비와 예측을 통한 자리잡기를 강조했다. 이란전을 대비한 2가지 키워드였다. 박 감독은 “수비가 안전하게만 움직여서는 답이 없다. 용감한 판단과 결단, 사전 예측으로 상대가 공을 때리기 전에 미리 자리를 잡아야 이란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토비체(폴란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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