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악성루머 유포 혐의 하이트진로 본사 압수수색

입력 2014-09-0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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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영상캡처

“오비맥주 카스에 소독약 냄새 난다”
IP주소 추적 하이트직원 개입 정황 포착
경찰 “사이버팀 지원받아 압수물 분석”


서울 수서경찰서는 오비맥주의 카스 제품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악성루머와 관련해 3일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충청본부 사옥 등 2곳에 수사팀을 보내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오비맥주는 주력 제품인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글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자 “특정세력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며 지난달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오비맥주에 대한 인터넷 악성 게시글의 IP 주소를 추적한 결과 하이트진로 직원 등이 개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후 서울청 사이버팀의 전문 인력을 지원 받아 압수물을 분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오비맥주가 문제의 본질을 무시한 채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만들면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최근 온라인에서 카스 맥주 소독취 관련 글이 확산되자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 지인들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회사에서 파악해 경찰에 자진 출석 시킨 바 있다”면서 “이번 압수수색 역시 회사차원이 아닌 해당 개인에 대한 경찰 조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비맥주가 지난해 가성소다 세척액이 섞인 맥주를 뒤늦게 회수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소독취와 관련해 식약처가 카스맥주에 대해 제조 유통과정상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권고한 만큼 불필요한 법적논란을 야기하기보다 품질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품 제조와 유통 전반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카스에 대한 유언비어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한 만큼 일단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오비맥주 카스의 소독약 냄새에 대한 원인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소독약 냄새 문제가 발생한 이후 소비자 신고제품과 시중 유통제품 등 총 60건을 수거해 산화취 및 일광취 원인물질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오비맥주 공장 및 유통 현장조사 등을 펼친 결과 냄새의 원인은 산화취 때문이라고 밝혔다. 산화취 현상은 보통 알코올 제품이 여름철 덥고 습한 기온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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