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승엽(오른쪽)이 10일 마산 NC전에서 6회 솔로홈런(시즌 30호)을 터뜨린 뒤, 김재걸 3루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 한방으로 이승엽은 38세 23일의 최고령 시즌 30홈런타자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종전까지는 2001년 롯데 호세가 세운 36세 3개월 17일이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NC전서 만38세 23일만에 시즌 30홈런…롯데 호세기록 경신
6회초 0-2 상황서 에릭 상대 솔로포
11일만에 홈런…팀 4-2 역전승 견인
“30홈런 기록보다 팀이 이겨 기쁘다”
“빨리 포항에서 경기해야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0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뜬금없이 포항 얘기를 꺼냈다. 삼성은 올 시즌 일정에 잡혀 있던 제2 홈구장인 포항 9경기(8승1패)를 모두 소화했다. 기자들이 “올해 포항 경기 다 끝났지 않았느냐”고 묻자 류 감독은 “새로 잡으면 되지”라면서 “이승엽이가 요즘 안 좋다. 포항에서 빨리 2게임 정도 하도록 잡아달라고 해야겠다”며 웃었다.
이승엽은 잘 알려진 대로 ‘포항 사나이’다. 올 시즌 포항 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94(33타수 13안타)에다 무려 7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제1 홈구장인 대구에서 48경기에 출장해 8홈런을 기록했으니 포항에서의 활약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류 감독의 농담은 그만큼 최근 이승엽의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승엽은 9일까지 9월 4경기에서 1할대 타율(17타수 3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없었고, 1타점과 1득점만 추가했을 뿐이다. 특히 연장 11회 혈투 끝에 패한 9일 마산 NC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류 감독의 걱정을 알았던 것일까. 이승엽은 10일 마산 NC전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선사하며 류 감독의 고민을 지우게 만들었다.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투구에 막혀 0-2로 끌려가던 6회초 1사후 추격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타선에 불을 지폈다.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몸쪽 낮은 포크볼(시속 128km)을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05m. 지난달 29일 시즌 29호 이후 11일(6경기) 만의 홈런이었다. 잠자던 삼성 타선은 맏형의 홈런포에 깨어나 9회초 3점을 뽑아내며 4-2 역전승을 거뒀다. 자칫 이날마저 패했다면 2위 넥센에 1.5게임차까지 추격당할 뻔했기에 삼성으로선 승리의 의미가 컸다.
무엇보다 이 홈런포는 또 다른 한국프로야구 전설로 남을 홈런포였다. 이날로 만 38세 23일 만에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으면서, 종전 롯데 펠릭스 호세가 2001년 만 36세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령 시즌 30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이승엽 개인적으로도 2007년 요미우리 시절이던 2007년(30홈런) 이후 7년 만이자, 한국무대로만 한정하면 2003년(56홈런) 이후 11년 만에 30홈런을 돌파하게 됐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날 경기 후 역대 최고령 30홈런 기록 달성에 대해 “아무 의미 없다”면서 “30홈런보다는 오늘 같이 중요한 게임에서 팀이 이겼다는 게 기쁠 뿐이다”는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홈런 외에도 2회 무사 1루서 좌전안타, 4회 1사후 볼넷을 기록하는 등 4타석 중 3차례 출루하며 타격 회복세를 보였다. 시즌 타율은 0.302로 올랐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이날처럼만 활약한다면 더 이상 포항 경기를 입에 올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

마산|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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