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어린 선수들 내가 이끈다”

입력 2014-09-1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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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주전포수 강민호(롯데)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강민호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가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3연속 아시안게임 출전’ 대표팀 넘버2 강민호의 각오

워낙 좋은 선수들 많아 우승 자신 있지만
‘도하참사 교훈’ 자만심 되지 않도록 노력
이렇게 어린 선수들 많은 대표팀은 처음
후배들 패기 있는 경기 위해 최선 다할 것

“자신감이 자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느덧 국가대표팀의 야수 ‘넘버2’가 된 강민호(29·롯데)의 다부진 각오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홈 어드밴티지가 적용돼 유리한 점도 있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2006년부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통틀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출전한 유일한 선수인 강민호는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만’이라는 단어를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민호는 17일 대표팀 이튿날 훈련을 앞두고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고 목표의식도 뚜렷하다. 첫날 훈련을 끝내고 웨이트트레이닝장에 갔더니 선수들이 대부분 몸을 만들고 있더라. 걱정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지만 “아시안게임이 다른 국제대회보다 쉬울 수 있다는 시선이 있는데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내가 그동안 상대해본 대만은 만만치 않다. 자신감은 있지만 그게 자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실제 한국야구대표팀은 2006년 이른바 ‘도하참사’를 겪었다. 당시 같은 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자만했던 게 화를 불러온 것이다. 강민호는 당시 도하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멤버로 아픔을 겪었고, 2013년 대만에서 열린 WBC에서도 참담한 기분을 느껴봤기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강민호는 “지금까지 국가대표를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어린 선수들이 많았던 적은 처음”이라며 “유지현 코치님이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너와 (김)현수가 선수들을 이끄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나 역시 고참으로서 젊은 선수들이 패기 있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전포수로서 책임감도 드러냈다. 강민호는 “(양)현종이나 (봉)중근이 형이나 국가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아봤는데 이재학이나 이태양과 같은 어린 투수들의 공은 받아보지 못했다”며 “볼을 받아보고 안 받아보고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불펜에서 젊은 투수들의 공 위주로 받아보려고 한다. 또 LG와의 평가전에서 가능한 많은 투수의 공을 받아보며 각자의 특징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필요하다면 전 경기를 책임지겠다. 가슴에 태극기를 단 순간 잔부상은 부상이 아니게 된다. 몸을 사리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비록 WBC처럼 한 달간 합숙기간이 있는 게 아니긴 하지만 지금까지 시즌을 치러왔고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주어진 훈련기간에 손발을 잘 맞춰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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