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나성범-이태양(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이태양 국대급 투수로…한현희 역투 홀드왕 이름값
한국야구대표팀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파격적인 엔트리를 내놨다. 붙박이 주전 2루수이었던 정근우(32·한화)를 빼고 오재원(29·두산)을 넣었고, 부동의 국가대표 3루수였던 최정(27·SK)이 올 시즌 부진하자 황재균(27·롯데), 김민성(26·넥센)으로 대체했다. 중견수 자리에는 1군 경험이 2년밖에 되지 않는 나성범(25·NC)을 배치했다. 이승엽(38·삼성), 김태균(32·한화) 대신 박병호(28·넥센)를 해결사로 결정했고, 강민호의 백업포수로 예상을 깨고 이재원(27·SK)을 선택했다. 마운드도 물갈이 됐다. 이태양(24·한화), 이재학(25·NC), 한현희(21·넥센) 등 신입멤버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대회 유경험자는 24명 중 10명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즐비했고 군 미필자도 13명이나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대표팀 새 인물들이 주어진 역할을 120% 소화하면서 세대교체의 성공을 알렸다. 박병호는 국제대회에서 필요할 때마다 한 방을 쳐준 이승엽, 김태균의 뒤를 잇는 신(新) 해결사로 확실히 각인시켰고, 나성범도 준결승이었던 중국전에서 5회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경기흐름을 가져오는 등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 중심타자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황재균(27·넥센)은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쐐기타를 쳐내며 국가대표 주전 3루수로서 도장을 찍었다. 국대급 투수로 거듭난 이태양과 지난해 홀드왕에 빛나는 역투를 펼친 한현희 등이 대표팀 마운드의 등불을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감독인 김경문 NC 감독은 “올림픽 이후 벌써 6년이 흘렀다. 그때도 군 미필자가 10명이 넘었고 당시에도 엔트리 선정으로 논란이 많았다”며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숙명이다. 거쳐야할 과정이라고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류중일호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파도는 험난했지만 시련을 이겨내고 세대교체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냈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