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달빛 그리고 가을…에피톤 프로젝트의 ‘각자의 밤’(리뷰)

입력 2014-10-07 2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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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밤, 다락방에 앉아 바라본 밤풍경 같았다. 에피톤 프로젝트(차세정)는 감성을 노래했고, 수변무대에 모여 앉은 3000여 명의 팬들은 ‘각자의 밤’으로 함께 추억을 쌓았다. 담담하게 읊조리는 에피톤의 음악은 잔잔한 호수, 은은한 달빛과 어우러져 완벽한 ‘가을 밤’을 만들어냈다.

에피톤 프로젝트다운 공연이었다. 그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정규 3집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각자의 밤’을 야외무대에서 열고 팬들과 만났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호수 수변무대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가을정취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에피톤 프로젝트는 노래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무대를 가리고 있던 대형스크린이 위로 열리자, 스트링 브라스 퍼커션 등 약 20명으로 구성된 풀 밴드와 함께 에피톤 프로젝트가 연주를 시작했다.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조명은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각자의 밤’ ‘이제 여기에서’로 포문을 연 에피톤 프로젝트는 간단한 곡 소개와 인사를 전했다.

이날 에피톤 프로젝트는 3집 정규 앨범 ‘각자의 밤’에 참여한 보컬들을 초대해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시차’ ‘손편지’ ‘초보비행’ 무대로 오랜만에 만난 관객들과 호흡한 그는 첫 게스트로 Azin을 초청해 ‘플레어’ 무대를 선보였고, 팬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이어 등장한 손주희는 에피톤의 히트곡 ‘선인장’으로 무대를 달궜다. 수변무대를 채운 팬들은 박수로 리듬을 맞추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타이틀곡 ‘미움’과 ‘회전목마’를 부를 때는 숨을 죽이고 집중했다.

1부의 마지막 순서는 선우정아가 장식했다. 무대에 오르면서부터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도한 그는 에피톤과 함께 작업한 ‘환상곡’을 불렀다. 몽환적인 멜로디에 맞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곡 ‘비온다’로 에피톤의 공연을 축하했다.

이번 공연의 포인트는 무대 위쪽으로 설치된 창문 모양의 스크린이었다. 여기에는 공연 중인 곡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되기도 하고, 밤 하늘, 빗물이 떨어지는 모습 등 다양한 영상이 등장하며 잔잔한 감성을 더했다.

웅장한 사운드의 합주가 1부를 채웠다면, 2부는 에피톤의 덤덤하면서도 따뜻한 목소리로 채워졌다. 그는 ‘이화동’ ‘유서’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우리의 음악’ 등의 곡을 악기소리를 최소화 한 채 부르며 듣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에피톤은 콘서트 막바지에 함께해준 밴드원을 한 명 한 명 소개하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객석에서도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떠나자’로 피날레를 장식했고, 무대를 가득 채웠던 밴드와 함께 퇴장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객석에서는 앙코르 요청이 쏟아져 나왔고, 이에 에피톤은 홀로 무대에 올라 건반 앞에 앉았다. 그는 직접 연주하며 손주희가 불렀던 이번 앨범 타이틀곡 ‘미움’을 불렀다.

마지막으로 에피톤 프로젝트는 “10월 4일이 여러분들 각자의 밤 한켠에 새겨 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끝인사를 전하며 ‘그대는 어디에’로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에피톤 프로젝트는 지난달 16일 정규 3집 앨범 ‘각자의 밤’을 발매하고, 같은 달 27일과 28일 부산 공연, 10월 3일부터 5일에 걸쳐 서울 공연을 성활리에 마쳤다.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파스텔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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