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태형 신임 감독(왼쪽)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앞서 김승영 구단 사장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두산 김태형 신임 감독 취임일성
“선수들과의 소통 중요…신뢰 쌓을것
김인식·김경문 감독님 밑에서 큰 배움
초보감독의 한계? 경기 치르며 극복”
“목표는 우승이다. 두려움 없이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고 싶다.”
두산 김태형(47) 신임 감독이 당당한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의욕과 힘이 가득 찬 눈빛으로 두산의 새로운 미래를 약속했다. 김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내년 시즌에 두산을 잘 이끌어 가고 싶다.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두 한 마음, 한 팀이 돼서 두산만의 색깔 있는 야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0일 오후 5시에 “우리 팀 감독이 돼 달라”는 구단의 전화를 처음 받았다. 그는 곧바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에는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담담해졌다”고 했다. 감독 계약도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두산 새 감독의 이름이 공식 발표되기까지 필요했던 시간은 단 22시간. 수많은 축하 전화가 쏟아졌고, 김 감독은 22일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김 감독은 “구단주를 비롯한 많은 분들께 인사를 드렸다. 그분들을 뵙고 나니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새로운 의욕이 생기는 느낌이었다”며 “아직은 정신이 없고 얼떨떨하지만, 그동안 감독이 될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곧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부터 코치까지 무려 22년을 두산에 몸담았다. 특히 선수 시절 3년간 주장을 맡았을 때는 후배들을 남다른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휘어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김인식 감독님께서 워낙 온화하신 분이라 선수들의 군기를 잡는 일을 내가 맡아야 했다. 코치 때는 아무래도 배터리 코치라 내가 담당하는 선수들에게 주로 신경을 써야 했다”며 “감독은 또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나 역시 선수의 말을 잘 들어주고 서로 신뢰를 쌓아서 강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두 명의 감독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김인식 감독님, 그리고 김경문 감독님과 가까이서, 또 멀리서 함께 했던 게 그분들의 장점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며 “그때 보고 배운 부분들이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 코칭스태프 인선과 전력보강을 포함한 팀 재정비를 위해 팔을 걷어붙일 계획이다. 그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좋은 부분만 생각하고 싶다. 초보 감독의 한계는 경기를 치르면서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늘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감독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목표도 오직 하나다. 2001년 이후 두산 역사에 없었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뭉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인 야구로 팬들의 기대에 확실히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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