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발연기 걱정돼 어머니한테 연기과외 받았죠”

입력 2014-10-30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둥이 아빠’ 송일국이 연극 ‘나는 너다’를 통해 오랜만에 본업에 복귀한다. 2012년 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 “돌까지 내가 돌보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킨 송일국은 이번 연극으로 연기자 활동의 기지개를 켠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삼둥이 아빠’ 송일국이 연극 ‘나는 너다’를 통해 오랜만에 본업에 복귀한다. 2012년 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 “돌까지 내가 돌보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킨 송일국은 이번 연극으로 연기자 활동의 기지개를 켠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연극 ‘나는 너다’서 안중근·안중생 1인2역 연기하는 송일국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연기 갈증·갈망 커
첫 공연 본 아내 자랑스럽단 말에 안도

삼둥이들이 주는 행복…말로 표현못해
사랑을 삼분의 일로 나눠줘 미안하구나


‘삼둥이’ 대한·민국·만세의 아빠 송일국(43)이 오랜만에 외출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목 부분이 늘어난 티셔츠와 허름한 반바지를 벗고 셔츠와 정장바지로 깔끔하게 단장했다. 11월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나는 너다’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나는 너다’에서 송일국은 안중근 의사와 아들 중생의 1인 2역을 연기한다. 2010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맞아 초연한 뒤 이듬해 또 한 차례 무대에 나선 뒤 3년 만에 무대에 선다. 연습에 한창이었던 20일부터 5일간 사비를 들여 출연자들을 데리고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현장인 중국 하얼빈역을 다녀왔다.

“알고 연기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매번 공연을 앞두고 가는 이유다. 처음으로 출연하는 후배들도 느꼈다고 하더라. 벅차오르는 이 마음 그대로 공연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역사적 인물이라 소홀하게 준비할 수도 없었다. 시대는 다르지만 안중근 의사의 항거와 외증조부인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대첩 시기가 10월21일부터 26일까지로 같아 책임감 역시 막중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이후 “겉멋”이 들어 스스로 연기에 자신감을 잃어가던 때였다.

“발연기” 걱정에 결국 어머니 김을동을 찾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아들이 아닌 후배로서 도움을 청했다.

“대본을 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연기에 대한 갈증과 갈망이 컸다. 부모님께는 운전도 배우면 안 된다고 하는데(웃음), 어머니에게 ‘연기 좀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첫 공연을 본 아내의 “자랑스럽다”는 말로 안도할 수 있었다. 당시 기억에 송일국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은 커튼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이번에는 부끄럽지 않게 연습하고 연기해서 즐기고 싶다. 아버지로서 마음도 잘 전달하고 싶다.”

그가 이렇게 이 작품에 애착을 갖는 데에는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2011년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아이가 생겼다. 그리고 사람으로서 철이 들었다. 또 연기에 대한 일깨움으로 스스로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줬다. 모험이었겠지만 이런 저를 선택해준 연출자 윤석화 대표는 은인이나 다름없다.”

윤 대표 덕에 “가장으로서 돈을 벌고 있다”는 송일국은 “집의 한 벽면에 기저귀가 쌓여 있다. 삼둥이를 키우려니 돈이 많이 든다”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아이가 주는 행복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껄껄 웃는다. 그러더니 자신의 휴대전화에 가득 저장되어 있는 삼둥이의 사진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는 늘 미안하다. 한 명씩 태어났으면 그때마다 사랑을 쏟을 수 있는데 삼분의 일로 나눠줘야 하니….”

그 부족함을 시청자가 메워주는 것 같다며 감사해 한다.

“불편은 각오했다. 장점이 있으면 당연히 단점이 있으니. 방송 전에 아이를 잃어버릴 뻔 했는데 이제는 전 국민이 얼굴을 알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하하!”

송일국은 “딸 가진 친구들이 그렇게 ‘염장질’을 한다”며 ‘딸 바보’에도 욕심을 냈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3남 1녀를 뒀다 하니 관심을 보인다.

“아내가 그러더라. 넷째가 딸이라는 보장만 있다면 낳겠다고.”

평일에는 일을 하는 아내를 위해 삼둥이를 모두 데리고 잘 수 없지만 주말에는 온전히 다섯 가족이 한 데 모여 잠을 이룬다.

“결혼하고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결혼할 것이고, 삼둥이의 아빠이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