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임선영·김호남 “2년 전 아픔 털었어요”

입력 2014-12-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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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광주FC는 챌린지 준PO와 PO에서 각각 3위 강원FC와 2위 안산경찰청을 따돌린 뒤 승강PO에선 경남FC마저 제쳤다. 내년 시즌 3년 만에 다시 클래식 무대를 밟는 광주 선수단이 6일 경남전 직후 대형 현수막을 앞에 두고 기뻐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김호남 2차전 동점골 임선영과 세리머니
동고동락 시민구단 창단멤버로 승격 만끽

2년 전의 눈물을 잊지 않은 사나이들이 있다. 광주FC가 3시즌 만에 K리그 클래식(1부리그)으로 복귀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주장 임선영(26)과 김호남(25)이다. 둘은 광주의 창단 멤버로 챌린지(2부리그) 강등과 클래식 승격 등 구단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둘은 승강 플레이오프(PO) 1·2차전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팀은 1승1무로 클래식 복귀에 성공했다. 임선영과 김호남은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승강 PO 2차전(1-1 무)을 마친 뒤 어깨동무를 하고 마음껏 기쁨을 나눴다.


● 형과의 약속 지킨 동생

승강 PO 2차전 전반 종료 직전 임선영은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더 이상 뛸 수 없어 교체됐다. 하프타임에 임선영은 김호남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끝까지 그라운드에 서고 싶었지만, 부상이 심해 그럴 수 없었다. 김호남은 “내가 형 몫까지 뛰며 골까지 넣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주장이라 부담이 더 컸을 형의 마음을 헤아린 말이었다. 김호남은 그 약속을 지켰다. 0-1로 뒤진 후반 30분 1-1 동점 헤딩골을 넣었다. 득점 직후 김호남은 벤치에 앉아있던 임선영에게 달려가 안겼다. 김호남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광주는 결국 클래식 승격을 이뤘다.

챌린지 강등의 아픔을 겪는 등 구단과 역사를 함께 한 광주FC 창단 멤버 임선영(왼쪽)과 김호남이 6일 경남FC와의 승강 PO 2차전이 끝난 뒤 3년만의 클래식 복귀를 자축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서로의 아픔 잊게 해준 형제애

임선영과 김호남은 2011년 나란히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가 상무와 결별한 뒤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출발할 때 창단 멤버로 뽑혔다. 그러나 2년 만에 광주는 챌린지로 떨어졌다.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자 많은 선수들이 떠났다. 기량이 썩 좋지 않았던 둘은 광주에 남아 떠나는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화도 나고 마음도 아팠지만, 딱히 방법은 없었다. 둘은 서로 의지하며 이를 악물고 챌린지에서 뛰었다. ‘1부리그 승격’이라는 목표 하나로 의기투합했다. 팀 동료 이상으로 끈끈한 우정을 쌓았고, 올해는 팀의 클래식 승격을 위해 축구 외적인 부분은 최대한 자제했다. 2년 전의 아픔을 털어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 승격의 기쁨은 제대로 된 회포로!

챌린지에서 뛰는 동안 임선영과 김호남은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팀 숙소에선 다른 방을 쓰지만, 둘은 늦은 밤 간식을 먹을 때마다 한 방에서 담소를 나눴다. 혈기왕성한 나이지만 팀이 클래식으로 돌아갈 때까지 축구에만 집중하기로 뜻을 모았다. 챌린지 준PO와 PO, 승강 PO를 치르면서도 축구 외의 부분은 모두 뒤로 미뤘다. 임선영은 “나보다 (김)호남이가 축구 외의 부분에서 많이 인내했다. 이제는 모두 끝났으니 형인 내가 데려가 회포를 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남은 “팀이 강등된 뒤 (임)선영이 형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내색하지 않더라.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지난 2년간 승격을 꿈꾸며 정말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제 뜻을 이뤘으니 형과 회포를 풀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함께 털어버리고 싶다”며 웃었다.

창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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