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떠난 가수들, 음악을 잊었나?

입력 2014-12-09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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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형식·손담비(오른쪽). 사진제공|KBS

임시완·박형식 주연급…팀 활동은 미미
‘왕의 얼굴’ 서인국 새 음반 1년에 1장 뿐
‘가족끼리…’ 손담비는 2년째 가수 중단
히트부담 없고 생명력 길어 전업 가속화

임시완과 박형식, 서인국과 이준 그리고 손담비.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에 출연 중인 ‘가수’들이다.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과 박형식은 tvN 금토드라마 ‘미생’과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 주연이다. ‘미생’은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얻고 있고, ‘가족끼리 왜이래’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인국과 이준은 KBS 2TV ‘왕의 얼굴’, MBC ‘미스터 백’을 통해 수요일과 목요일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손담비도 ‘가족끼리 왜 이래’에 출연 중이다. 당당히 주연배우 자리를 꿰찬 이들은 이제 연기자로서 이미지가 더 강하다.

임시완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섭외 1순위 연기자. 2012년 연기 데뷔작 MBC ‘해를 품은 달’로 주목받았고, 2013년 영화 ‘변호인’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 SBS 주말극 ‘바보엄마’로 연기를 시작한 박형식은 작년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부터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인 엠넷 ‘슈퍼스타K’ 출신 서인국도 KBS 2TV ‘사랑비’를 시작으로 tvN ‘응답하라 1997’, MBC ‘아들녀석들’ SBS ‘주군의 태양’, tvN ‘고교처세왕’ 등 드라마와 영화 ‘노브레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더 주목받고 있다.

2007년 가수로 데뷔해 ‘미쳤어’ ‘토요일밤에’로 큰 인기를 얻은 손담비는 2009년 연기 데뷔작 SBS ‘드림’으로 쓴맛을 봤지만, MBC 64부작 ‘빛과 그림자’로 시선을 모았다.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먼저 얼굴을 알린 엠블랙 이준은 지난해 영화 ‘배우는 배우다’와 올해 tvN ‘갑동이’를 통해 ‘연기파 배우’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들의 연기 활약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수로서 활동의 영역 줄어들었다. 손담비는 2012년 11월 ‘눈물이 주르륵’ 이후 2년째 가수 ‘휴업’ 상태다. 서인국은 2011년부터 1년에 겨우 1장의 음반을 내고 있다. 이준은 엠블랙의 해체설을 불러올 만큼 연기 활동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제국의 아이들은 2010년 데뷔 이후 꾸준히 음반을 내지만, 최근 뚜렷한 성과가 없어 멤버들의 개인 활동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미 연기자로 전향해 성공한 god 출신 윤계상, 슈가 출신 황정음, 러브 출신 오연서처럼 이들도 연기자 전향의 기로에 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음반은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나서기에 ‘히트’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실패하면 그 후유증도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그러나 드라마나 영화는 연출자와 작가 그리고 여러 배우와 협업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적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연기와 관련한 재능과 노력, 작품과 캐릭터를 읽을 줄 아는 선구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가수들의 연기자 전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 연기자로서 새롭게 주목받는 ‘가수’들은 그 한계선을 노력으로 뛰어넘으며 일정한 위상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모범으로 꼽힐 만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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