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이긴 이승엽, ‘불멸의 신화’ 쓰다

입력 2014-12-1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승엽이 가는 길은 곧 전설이다. 삼성 이승엽이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역대 최다인 9번째 수상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프로야구 역대 최다 9번째 황금장갑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127경기 출장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지명타자 부문 321표 중 301표 획득 ‘압도적 수상’
이승엽 “많은 상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떨리더라”

‘홈런의 전설’ 이승엽(38·삼성)이 또 하나의 위대한 전설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이승엽은 이로써 생애 9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1997년부터 시작해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기 전인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된 그는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복귀한 2012년에 이어 올해까지 지명타자로 2개의 골든글러브를 추가해 총 9개의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9차례 골든글러브 수상은 프로야구 역대 최다 기록. 지난해까지 이승엽은 한대화, 양준혁과 함께 8차례 수상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었지만 이젠 홀로 빛나는 별로 우뚝 섰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뛴 8년간의 공백을 딛고 이룬 업적이기에 경이롭기까지 하다. 만약 그가 한국에서만 뛰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황금장갑을 차지했을까.

이승엽은 올 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3(506타수 156안타), 32홈런, 101타점의 호성적으로 홈런 4위, 타점 5위, 최다안타 공동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역대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면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는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이를 토대로 이승엽은 지명타자 부문에서 총 유효투표 321표 중 무려 301표를 휩쓸어 두산 홍성흔(12표)과 KIA 나지완(8표)을 크게 따돌렸다. 93.8%의 득표율은 올해 골든글러브에서 유격수 부문 수상자인 강정호(305표·95%)에 이어 2위다.

이승엽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홈런에 관한 한 그를 따를 자가 없다. 2003년 당시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인 56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올해까지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개인통산 390홈런으로 역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일본에서 기록한 159홈런까지 포함해 한일 개인통산 549홈런은 당분간 누구도 넘보지 못할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역대 최다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한국시리즈 MVP를 비롯해 수많은 전설을 만들고, 헤아릴 수 없는 수상의 영광을 안은 그지만 이젠 상 하나를 받을 때도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다. 그는 골든글러브 수상 직후 “많은 상을 받았고, 상을 받으면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엔 떨리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데뷔 후 올해로 20년째에 접어들었다.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좋은 시즌을 보냈다는 뜻인데, 20년을 마감하는 뜻 깊은 상이 된 것 같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골든글러브를 가장 많이 수상해 기쁘다. 책임감을 가지고 그라운드 안에서나 야구장 밖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불멸의 이승엽. 그가 써내려가는 전설은 끝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