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FA 돈 잔치 속 더 추운 겨울나기

입력 2014-12-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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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환-이성열(오른쪽). 스포츠동아DB

‘80억’. ‘86억’, ‘84억원.’ 프로야구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은 표현 그대로 ‘억’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12일까지 FA 계약 총액은 무려 약 611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모두에게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은 아니다. 올 스토브리그에 FA를 선언한 인원은 총 19명이다. 이중 4명이 아직 계약을 하지 못했다.

투수 이재영, 내야수 나주환(SK), 외야수 이성열(넥센), 포수 차일목(KIA)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상 타 팀 이적은 어려워졌다. 각 구단은 시장에서 철수했다.

보상선수 의무가 없는 kt가 없었다면 계약을 하지 못한 인원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다시 원 소속팀과 협상을 앞둔 4명도 각 팀에 필요한 전력이다. 그러나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규정이 큰 장벽이다.

나주환은 올 시즌 127경기를 뛰어 타율 0.273(115안타), 7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당장 김선빈, 안치홍이 입대한 KIA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대체전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보상선수가 큰 걸림돌이었다. 이성열은 넥센 강타선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다. 차일목은 리그에서 희귀한 포수다. 하지만 보상선수를 감수할 팀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다음달 15일까지다.

차일목은 KIA와 다시 협상 중이다. 나주환도 SK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성열은 사정이 조금 복잡해졌다. 넥센 외야에는 이택근과 유한준 그리고 문우람에 핵심 유망주 강지광도 있다. 여기에 넥센은 이성열과 같은 좌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와 계약했다. 좀처럼 자리를 찾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무모한 FA선언’을 비난하기도 한다. 실제로 SK 박진만은 여러 환경을 생각해 FA를 포기했다. 한 베테랑 선수는 “어려운 문제다. 올해는 특히 보상선수 의무가 없는 kt도 있었다. FA는 1군에서 8,9년 이상 꾸준히 뛴 후에 가질 수 있는 자격이다. 선수 입장에서 그 자체가 큰 자부심이다. 장기계약으로 인한 안정적인 연봉 등 금전적인 부분도 크지만 어렵게 얻은 소중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FA등급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메이저리그는 퀄리파잉 오퍼 제도(원 소속 구단이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시, 거부하고 타 팀 이적시 신인 드래프트 보상권 획득)를 운영하고 있고 일본은 연봉 순위로 보상규정을 달리하는 등급제도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FA 몸값 과열 진정과 전력 평준화를 위해 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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