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속 편안함의 렉서스냐, 차분함 속 역동성의 아우디냐

입력 2014-12-1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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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서스 NX300h VS 아우디 Q5 35TDI
수입 프리미엄급 중형 SUV 비교 시승기

국내 프리미엄급 중형 SUV 시장은 벤츠, 아우디, BMW 등 독일 브랜드들의 디젤 차량이 선점하고 있다. 최근 이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브랜드가 있다. 바로 렉서스다. 브랜드 최초의 크로스오버 SUV이자 하이브리드 차량인 NX300h를 통해 독일차의 아성을 뛰어넘으려 한다. 장점은 뚜렷하다. 디젤 차량이 가지지 못한 정숙성과 디젤 엔진을 압도하는 높은 연비를 갖췄다. 이 덕분에 예비 오너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떠오르는 신성 렉서스 NX300h와 전통의 강호 아우디 Q5 35TDI를 비교 시승해봤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특유의 정숙성 강화
날선 외관·럭셔리한 실내…가격까지 매력적

아우디 Q5, 3000cc 같은 2.0리터 디젤 엔진
7단 S트로닉 변속기로 드라이빙의 묘미 만끽


‘아우디 기술력의 총아’ Q5 35TDI(왼쪽)와 렉서스의 모든 장점을 흡수한 NX300h.



● 렉서스의 모든 장점을 흡수한 ‘NX300h’

가격대비 성능비는 자동차 구입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다. 6000만원대 수입 중형 SUV라면 더욱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NX300h는 렉서스 브랜드에서 선보인 차량들 중 역대급 가성비라 칭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장점을 품고 디젤 수입 SUV 차량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NX300h는 날선 외모만큼이나 아주 예리하게 경쟁 모델들의 단점을 파고든다. 뛰어난 성능과 화려한 옵션을 렉서스 특유의 섬세하고 다양한 배려(옵션)를 갖췄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내 사양과 디자인에서는 일본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의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금속 패널을 사용, 미래 우주선의 느낌을 자아내는 센터 프레임은 지금껏 어떤 차에서도 보지 못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천연 목재의 광택을 살린 시마모쿠 우드 트림, 우아한 터치식 실내등과 스위치로 간단히 접히는 2열 파워 폴딩 시트, 휴대폰 무선 충전기, 열선내장 전동식, 운전석에서 버튼 하나로 접고 펼 수 있는 2열시트 등에서는 렉서스다운 럭셔리함이 흘러넘친다.

NX300h는 렉서스 차량 중 최강의 가격대비성능을 자랑하는 차다. 렉서스 특유의 섬세하고 다양한 옵션을 갖췄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이다. 특히 렉서스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정숙성은 타 차종의 추격을 불허할 정도다. 작은 사진은 디자인에서 일본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NX300h의 실내. 사진제공|렉서스



● 탄탄한 기본기, 부드럽고 파워풀한 주행 성능

NX300h 정숙성은 압권이다. 렉서스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이니만큼 두말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구간은 물론, 고속에서도 소음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아주 고요하고 안락한 주행을 펼친다. 디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하이브리드만의 강점이다. NX300h(6380만원, 2500cc)는 가속성능에서도 디젤 차량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0-100km/h 가속시간 실측에서 8.0초를 기록했다. 비슷한 가격대의 Q5 35TDI(6130∼6630만원, 2000cc)의 제로백은 8.4초. 물론 Q5 45TDI(7110∼8010만원, 3000cc)의 제로백(6.4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과 배기량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다. 배터리가 70퍼센트 이상 충전된 상태에서 한껏 발휘된 전기모터의 힘이 컸다. 언제나 최적의 기어비로 가속을 이끄는 전자제어 CVT(무단변속기)도 한 몫 했다. 스포티한 외모와는 다르게 NX300h의 승차감과 운동성은 꽤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을 아무리 급히 돌려도 거동은 느긋하다. 차체의 앞·뒤·좌·우 움직임은 큰 편이지만 하체 설계 자체가 워낙 뛰어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이는 그만큼 기본기가 잘 돼있다는 뜻이다.

코너 진입이 다소 까다로웠던 반면 코너 탈출은 제법 빠르다. 구동력에 빈틈이 없고 드라이빙 라인도 잘 그려낸다. 앞·뒤 두 개의 구동모터를 개별 제어하는 E-Four 상시 4륜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해낸 덕분이다.

연비도 뛰어나다. 시내주행에서는 14.9km/l의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운전 습관에 따라 18km/l 이상도 기록할 수 있다. 이는 같은 구간에서 측정한 Q5의 기록 11.2km/l를 크게 앞선 수치다. 다만, 100km/h 고속 연비에서는 14.1km/l를 기록해 Q5의 14.9km/l에 조금 뒤졌다.

NX300h 최고급 사양인 이그제큐티브 모델의 가격은 6380만원이다. Q5 35TDI의 다이내믹 모델 대비 250만원이 저렴한데도 상품성은 뛰어나다. 단순히 ‘일본차’ 혹은 낯선 하이브리드 차로 치부하기엔 NX300h는 너무나 매력적인 차다.

최근 판매 1·2위를 다투는 인기모델인 Q5의 돌풍에는 이유가 있다. 아우디 Q5 35TDI 다이내믹은 아우디만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차다. 완벽한 엔진, 빈틈없는 주행감각이 뼛속까지 독일차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작은 사진은 전동식 테일게이트, 글라스 루프 등을 장착한 Q5 35TDI의 내부.사진제공|아우디



● 아우디 기술력의 총아, Q5 35TDI

아우디 Q5 35TDI 다이내믹은 아우디가 지닌 뛰어난 기술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차다. 최근 4개월간 동급 판매 1, 2위를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최고 인기 모델인 Q5의 돌풍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완벽한 엔진과 빈틈없는 주행감각을 지닌 뼛속까지 독일차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그것이 Q5의 존재 이유다.

동시대 최고의 디젤 엔진을 경험하고 싶다면 아우디를 꼭 타볼 필요가 있다. Q5 35TDI는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사용하면서도, 3000cc 차량 못지않은 부드러움과 넉넉한 힘을 지녔다. 고압 연료 분사를 통해 완전에 가까운 연소를 실현시켜 파워를 높였고, 소음과 진동은 혁신적으로 줄였다.

하이브리드 차량만큼은 아니지만, 디젤 엔진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고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한 주행 질감을 지녔다. 이것이 바로 Q5와 같은 럭셔리 SUV와 일반 SUV를 확연하게 구분 짓게 만드는 요소다.



● 스포츠 주행에 더욱 강한 아우디의 매력

Q5는 훌륭한 엔진과 브랜드 성향에 걸맞게 7단 S트로닉(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했다. 변속시간이 수백분의 1초에 불과해 인간이 넘볼 수 없는 발군의 변속 타이밍을 보인다. 거기에 시프트 패들까지 갖췄다. 이 덕분에 가감속이 많은 와인딩로드에서는 펀 드라이빙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편안하다.

코너링 역시 S트로닉의 변속시간만큼이나 빠르다. 하체를 구성하는 부품이 단단해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즉시 반응이 온다. 드라이브 셀렉트 버튼을 통해 다이내믹 주행모드로 바꾸면 가변식 댐퍼의 감쇠력이 한층 더 강해져 날렵하게 움직인다. NX300h는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돌아나간다.

아쉬운 점도 있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접지력이 현저히 떨어진 타이어와 작은 크기의 브레이크는 빈틈없는 Q5의 주행성능에 작은 오점을 남겼다. 일반적인 주행에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NX300h의 옵션도 화려하지만 Q5도 만만치 않다. 동일하게 전동식 테일게이트를 갖췄으며, 개방감이 뛰어난 글라스 루프와 안전을 위한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은 NX300h에선 찾아볼 수 없는 장비다. NX300h에 비하면 구식이지만, 트렁크에 위치한 뒷좌석 폴딩 레버와 사각지대까지 보여주는 광각 사이드미러도 장착됐다.

NX300h가 화려한 외모 속에 편안함과 풍부한 편의사양을 숨기고 있다면, 아우디 Q5는 차분한 외모 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다. Q5가 역동적인 한국인들에게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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