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감독 “사마귀 슈터? 난 수비전문”

입력 2014-12-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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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동부는 김영만 감독의 지도 속에 끈끈한 수비농구를 구축했다. ‘동부산성’의 재건이라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동부산성 재건의 비결

10개 구단 유일 60점대 실점…수비 구축
“현역때 상대선수 특성·성향 파악에 최선
용병 2명 뛰는 다음시즌도 수비농구 강조”

동부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침을 겪었다. ‘동부산성’의 위용도 사라져버렸다. 동부는 원주팬들의 자존심과도 같았다. 연고팀의 몰락을 지켜봐야만 했던 원주팬들의 바람은 단 하나, ‘동부산성의 재건’이었다. 동부는 4년간 팀의 수석코치를 맡았던 김영만(42)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중책을 떠안고 사령탑으로서 첫 걸음을 뗀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팀을 단숨에 올 시즌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범상치 않은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 김영만의 기억에 ‘사마귀 슈터’는 없다?

김영만 감독은 선수시절 ‘사마귀 슈터’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농구대잔치 당시 중앙대와 기아의 주포로 활약했던 그는 프로무대에서도 ‘용병급’ 득점력을 뽐냈다. 프로 원년부터 1998∼1999시즌까지 3시즌 연속 평균 20점 이상을 올렸으며 2000∼2001시즌에는 평균 22.8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감독들은 자신의 현역시절 스타일의 농구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 감독은 슈터 이미지가 강했던 선수 때와 달리 철저하게 수비농구를 펼치고 있다. 사실 김 감독은 현역시절 공격 못지않게 수비에서도 최상급이었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 관계였던 문경은(SK 감독), 추승균(KCC 코치)과 비교할 때 김 감독이 가장 돋보였던 부분이 바로 수비였다. 1997∼1998시즌에는 우수수비상을 받기도 했다.

김 감독 스스로도 본인을 ‘수비선수’로 생각하고 있었다. 현역시절 ‘슈터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랬었나? 내 기억엔 수비선수 이미지였는데, 팬들은 슈터로 더 기억하는 모양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선수 때 골을 넣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상대 선수를 막아내는 데서 수비의 매력을 느꼈다. 상대 선수의 특성이나 성향을 분석해서 내가 성공적으로 막아냈을 때 그 쾌감은 골을 넣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며 수비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 무늬만 초보 감독?

김영만 감독은 올 시즌이 사령탑으로서 첫 시즌이지만, 초보 티가 나지 않는다. 감독대행 경험 때문이다. 김 감독은 2008∼2009시즌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에서 조성원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처음 감독대행을 경험한 이후 동부에선 2012∼2013시즌 강동희 전 감독, 2013∼2014시즌 이충희 전 감독을 대신해 잇달아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김 감독은 “감독대행으로 20경기 정도를 치렀던 것 같다. 감독대행은 팀 상황이 안 좋을 때 맡는 자리가 아닌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수습하고 감독 자리를 대신하면서 경기 운영을 해본 것이 지금에 와선 큰 경험이 됐다.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 초보 감독들보다는 좀 나아보일 수 있다. 하지만 늘 마음속에는 감독님으로 모셨던 분들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동부에 몸담으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한 그는 자신의 수비농구 철학을 가미시켜 올 시즌 동부를 최고의 수비팀으로 재건했다. 동부는 올 시즌 평균 67.7실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60점대 실점이기도 하다.


● 동부는 아직 강팀이 아니다?

동부는 2011∼2012시즌 막강한 수비를 앞세워 16연승을 달리는 등 남자프로농구 역대 한 시즌 최다승(44승)을 올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 우리 팀 전력은 그 당시에 못 미친다. 그 때의 우리 팀은 득점도 경기당 75점(평균 75.2점)을 넘겼다. 지금의 우리 팀은 경기당 70점을 못 올린다. 결국 상대 득점을 낮춰야만 승리할 수 있다. 강동희 감독님께 배운 드롭존 수비에 내 스타일을 가미시킨 수비를 펼치고 있는데, 완성도가 그 당시만큼은 아니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모비스를 떠올리며 “우리 팀은 일정이 빠듯할 때 많이 흔들린다. 모비스를 봐라. 팀이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팀이 강팀이다. 아직 우리 팀은 맞춰가는 단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5명이 이루는 콤비네이션이나 약속된 로테이션을 지켜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경기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우리의 방향은 수비다. 2명의 용병이 뛰는 다음 시즌에도 동부의 농구는 수비다. 팬 여러분도 우리 팀 경기를 꾸준히 봐주신다면 끈끈한 수비에서 오는 농구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며 수비를 강조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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