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폼니시감독의 제자들, K리그 새바람 일으키나

입력 2014-12-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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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발레니 니폼니시 전 부천SK 감독의 제자들이 K리그 지도자로 집결했다. 울산 윤정환 감독, 광주 남기일 감독대행, 제주 조성환 감독(왼쪽부터)은 니폼니시 감독의 대표적 후계자들이다. 사진|스포츠동아DB·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윤정환감독 ‘니포 축구’ 일가견
광주 남기일대행 패스·조직축구 강점
제주 조성환감독도 2년간 사제 인연

많은 외국인 사령탑들이 K리그를 거쳐 갔지만, 그 중 발레리 니폼니시(71·러시아) 감독이 남긴 족적이 가장 뚜렷하다. 세계축구의 변방이던 아프리카의 카메룬을 이끌고 1990이탈리아월드컵 8강에 오른 그는 1995년 유공(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 감독으로 부임해 부천SK로 이름을 바꾼 이듬해를 포함해 총 4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1990년대 후반 한국축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우승 같은 ‘훈장’은 달지 못했지만, 국내 축구인들과 팬들은 이른바 ‘니포 축구’에 주목했다. ▲정교하고 세밀한 중원 플레이 ▲섬세하고 정확한 패스 등을 바탕으로 당시로선 상당히 파격적인 전술을 선보였다. 또 맹목적 권위와 수직적 관계가 아닌 자율을 보장하는 수평적 팀 관리 체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가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5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그래서다.

재미와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를 위해 꾸준히 공격 기조를 이어가는 팀들도 있지만, 수년간 대부분의 클래식 구단들은 성적과 챌린지(2부리그) 강등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지지 않는’ 축구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런 측면에서 내년 시즌 니폼니시의 수제자들이 대거 클래식에 데뷔하는 사실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조민국 전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현대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41) 감독이 대표적이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5시즌 동안 부천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니포 축구’의 중심이자, 전술·전략의 핵으로 평가받았다. 여전히 ‘플레이메이커의 전형’으로 통하는 윤 감독은 자신에게 강한 영감을 준 스승이자 롤 모델로 주저 없이 니폼니시를 꼽아왔다. “(니폼니시 감독은) 선수들을 항상 존중했고, 현실적이자 미래지향적 철학으로 축구를 즐기게끔 도와주셨다”는 게 그의 회상이다.

챌린지 승격팀 자격으로 내년 시즌 클래식에 복귀하는 광주FC 남기일(40) 감독대행도 ‘니폼니시의 후계자’를 자처한다. 부천의 중흥기를 이끈 남 감독대행은 1997년부터 2년 동안 니폼니시의 지도를 받아 패스와 조직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르다. 어떤 상황에서도 팀을 우선시했고, 함께하는 플레이를 강조한다. 큰 변수가 없다면 이달 중으로 ‘대행’ 꼬리표를 떼어낼 그는 목적이 뚜렷한 움직임과 공간 활용, 짧은 패스 위주의 축구로 클래식에 신선함을 더하겠다는 야심이다.

제주 조성환(44) 신임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윤정환-남기일-이을용-윤정춘-김기동 등과 함께 부천이 자랑한 ‘환상 미드필드 라인업’을 구축했던 주인공이다. 1997년부터 2년 동안 사제의 인연을 맺은 조 감독은 ‘니포 축구’의 계승자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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