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다양화…주류-비주류 경계를 허물다

입력 2014-12-1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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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포스터. 사진제공|tvN

■ 키워드로 본 2014 연예계

2014년 연예계는 다양성을 향해 힘차게 뻗어나갔다. 익숙함 대신 신선함을 찾으려는 시도 속에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했고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도 서서히 허물어졌다. 그 과정에서 ‘반전’도 생겨났다. 올해 방송·가요·영화계의 큰 흐름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


‘미생’ ‘나쁜 녀석들’ 등 마니아 양산
tvN·OCN 케이블채널 드라마 약진

● 시청률: 케이블채널의 비상(방송)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케이블채널 tvN의 ‘미생’은 앞서 지상파 방송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로맨스 설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미생’은 지상파 방송에서는 보기 힘든 꾸준한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변화를 거부한 지상파 방송은 시청률면에서 올해 케이블채널에 완전히 역전 당했다.

그나마 상반기에는 SBS ‘별에서 온 그대’와 MBC ‘기황후’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자 급격하게 하락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는 드라마는 열 손가락에도 꼽히지 않을 정도다. 10%가 되지 않아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민망한’ 타이틀을 얻는 드라마가 많았다.

지상파 방송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그럼에도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판타지 로맨스, 불륜과 복수, 출생의 비밀 등을 소재로 한 진부한 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방송했다. 당연히 시청자는 ‘어디서 본 듯한’ 재탕의 인식에 피로감을 느꼈다.

반면 케이블채널은 다양성과 과감한 시도로 승부했다. 채널 특성에 걸맞게 tvN은 20대∼40대 여성 시청층을 공략하며 ‘고교처세왕’ ‘연애말고 결혼’ 등으로 감성을 자극했다. OCN은 ‘나쁜 녀석들’과 ‘닥터프로스트’, 시즌4까지 인기리에 방송한 ‘신의 퀴즈’ 등 지상파 방송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소재의 드라마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룹 하이포·아이유와 소유·정기고(오른쪽). 사진|N.A.P.엔터테인먼트·동아닷컴DB



소유·정기고 ‘썸’, 대중문화로 확산
아이유 등 세대 아우른 협업음반 늘어

● 컬래버레이션: ‘썸’ 열풍과 세대통합(가요)


가요계는 컬래버레이션으로 뜨거웠다.

2월 소유·정기고가 의기투합해 발표한 ‘썸’은 올해 가온차트 집계 디지털 종합 음원차트 1위곡이다. 대중문화 콘텐츠의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는 등 명실상부한 ‘올해의 노래’로 꼽힌다. 애프터스쿨 레이나와 래퍼 산이의 ‘한여름밤의 꿀’도 가온차트 3위를 차지하며 ‘제2의 썸’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올해 ‘전방위’ 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은 가수는 ‘음원강자’ 아이유. 연습생 시절을 함께 보낸 오랜 친구 김성구가 그룹 하이포로 데뷔한다는 소식에 이들의 데뷔곡 ‘봄 사랑 벚꽃말고’를 함께 불러 ‘데뷔곡=1위곡’의 기록을 선물했다. 서태지도 5년 만에 컴백하면서 아이유의 목소리를 통해 ‘소격동’을 최초 공개하는 독특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컬래버레이션은 성별간에만 그치지 않았다. 아이유는 5월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서 산울림의 ‘너의 의미’를 원곡자인 김창완과 함께 불러 세대를 아우른 컬래버레이션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한대수, 양희은, 윤상 등이 새 음반을 내면서 젊은 가수 등과 협업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세대간 화합의 장이 마련됐고, 다양한 음악 콘텐츠가 나오면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영화 ‘비긴 어게인’의 한 장면·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아래). 사진제공|판씨네마·CGV아트하우스



‘비긴 어게인’ ‘님아’ 등 흥행 돌풍
다양성영화에 대한 관객 지지 상승


● 다양성: 소외받던 비주류 영화 반란과 ‘아트버스터’의 탄생(영화)

작지만 강한 영화가 득세했다. 3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77만명)부터 5월 ‘그녀’(35만명), 8월 ‘비긴 어게인’(342만명)에 이어 11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110만명, 15일 현재까지·님아) 등 두세 달 간격으로 흥행작이 탄생했다. 200개 미만 상영관에서 개봉한 이 영화들은 새
이 같은 열풍은 올해 ‘한공주’로 다양성영화 배급을 본격 시작한 CGV 아트하우스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과도 맥이 닿는다. 아트하우스는 현재 전국 19개 전용관을 운영하며 자사 배급 작품을 포함한 다양성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과제도 남겼다. 외화와 한국영화의 흥행 편차다. 15일 기준 올해 다양성영화 흥행 톱10에 든 한국영화는 ‘님아’, ‘신이 보낸 사람’, ‘한공주’까지 3편 뿐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전종혁 연구원은 “올해 흥행 상위권 다양성영화는 제작비와 개봉 스크린수가 지난해보다 규모가 커졌지만 누적관객 1만명을 넘긴 한국영화는 더 찾기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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