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요결산] ‘비극’과 ‘잡음’의 연속…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입력 2014-12-23 08: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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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아닷컴 DB

올해 가요계는 유난히 비보가 많았다. 세월호부터 판교 공연장 사건, 스타들의 사망 소식까지 비극적인 뉴스들로 채워졌다. 특히 신해철과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사망소식은 큰 충격이었다.

또 각종 계약분쟁과 유명 가수들의 마약사건 연루 등 실망스런 소식도 1년 내내 전해졌다.

많은 사건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서태지, 토이, 김동률, MC몽 등 올드보이들이 귀환해 저력을 발휘했다. 또 god, 플라이투더스카이, 그룹 S 등도 오랜만에 팬들곁으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가요계를 되짚어보자.


◆ 유난히 많았던 대형 사건 사고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한민국은 슬픔에 빠졌다. 슬픔을 함께한 가요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각종 음악프로그램들은 휴식기를 가졌고, 가수들의 앨범 출시 및 공연 역시 무기한 미뤄졌다. 전 국민이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 가수들의 활동도 잠정 중단돼 모두가 힘든 나날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성남의 한 행사장에서 환풍구가 붕괴돼 시민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행사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은 가수들을 보기 위해 환풍기 위에 올랐고, 큰 사고로 이어졌다. 이날 사고는 포미닛 공연 직후 발생했으며 아직까지도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반면 한밤중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고들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실의에 빠진 가운데 힙합그룹 리쌍 멤버 길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당시 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09%로, 이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사건 당시 길은 출연 중인 예능은 물론 음악활동까지 잠정 중단했다.

지난 9월에는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한밤중 교통사고를 냈다. 승리는 오전 3시30분쯤 서울 강변북로 반포대교 인근에서 옆 차선의 벤츠 승용차와 충돌한 뒤 잇따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승리가 몰던 포르쉐 차량이 강변북로 규정 속도인 시속 80km를 넘어 100km 이상을 주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후 승리는 매니저의 차량으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입원 후 치료를 받았다.

마약 스캔들에 휩싸인 가수도 있었다. 지난 2010년 투애니원(2NE1)의 박봄은 미국에서 암페타민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됐지만 검찰이 ‘입건유예’로 처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자아냈다. 박봄은 출연 중이던 SBS 룸메이트에서 잠정하차했다. 당시 양현석 대표는 “그저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각종 의혹과 루머만 양산됐다. 최근 양현석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나와 “창피하다. 안 일어나도 될 일들이 자의타의로 일어났는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해명했지만 속 시원한 입장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수 범키 역시 마약 관련 루머에 연루됐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0월 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범키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음악감독·의사 등이 포함된 마약 사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투약자들의 진술과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조사하다가 범키를 중간 판매책으로 판단했다. 범키의 소속사는 “현재 범키는 의혹과 관련해 모두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있다. 모든 것을 재판 과정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 갑작스러운 비보에 슬픔에 빠진 가요계

출처= 동아닷컴 DB


지난 9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이날 사고로 멤버 故 은비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4일 뒤 리세는 대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꽃다운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팬들은 그들의 곡 ‘아임 파인 땡큐’로 레이디스코드를 추모했으며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차량을 운전했던 매니저 박모 씨는 과속운전으로 징역 2년6월을 구형받았다.

故 신해철은 의료사망을 의심케하는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의문점을 남겼다. 고인은 10월 17일 서울S병원에서 장 협착 수술을 받은 뒤 22일 심정지로 쓰러졌다. 결국 고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해 충격을 안겼다. S병원 측은 신해철의 사망과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지난달 3일 국과수를 통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소송도 계속 진행 중이다. 故 신해철 씨의 팬클럽은 의료분쟁에서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명 ‘신해철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그룹 ‘쿨’로 데뷔한 유채영은 지난 7월 24일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가수, 연기자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온 그는 위암투병 중에도 라디오 DJ를 소화하며 방송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늘 밝은 모습으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던 유채영의 사망 소식에 누리꾼들은 충격에 빠졌다.

최근 가수 죠앤 역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해 온 죠앤은 지난 12월 2일 미국 현지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죠앤은 앞서 13세라는 어린 나이로 데뷔해 ‘햇살 좋은 날’로 인기를 얻었다. 당시 ‘제2의 보아’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팬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소속사 문제로 인해 연예계 활동을 잠시 중단했던 죠앤은 지난 2012년 Mnet ‘슈퍼스타K4’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끊임없는 잡음 ‘소송 분쟁’

출처= 동아닷컴 DB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엑소에 구멍이 생겼다. 크리스와 루한 두 명의 중국인 멤버가 팀을 이탈했다. SM엔터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부존재효력확인소송을 제기하며 일방적으로 팀을 떠났다. 두 사람은 수익 분배 및 스케줄 결정, 건강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삼았다. 양측은 현재까지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재판을 매듭짓지 못했다. 그러나 크리스와 루한은 현재 중국에서 영화 출연 등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리더 문준영이 SNS를 통해 소속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문준영은 자신의 트위터에 “피 같은 돈들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라면서 소속사에 대한 강한 비판글을 게재했다. 이후 소속사 스타제국은 원만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결국 문준영은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했으며 현재는 EDM DJ로 활동 중이다.

최근 가수 메건리와 그룹 B.A.P 역시 소속사를 상대로 각각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전속계약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메건리의 경우 “소속사 직원들로부터 언어폭력 및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소속사는 “다분히 계약을 파기하려는 의도”라며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B.A.P 역시 불만을 고스란히 소송으로 제기해 소속사를 난감하게 했다. 소속사 측은 “‘불공정 계약 조항’ 혹은 ‘노예 계약’은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임을 주장했다.

소송제기는 없었지만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는 식구가 줄었다. 지난 9월 멤버 제시카의 갑작스런 탈퇴로 인해 현재 8인조로 활동 중이다. 타일러 권과의 열애설과 패션 사업 진출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제시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소녀시대를 떠나 개인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 서태지, 김동률, 토이… ‘왕들의 귀환’


슬픈 뉴스만 있었던 건 아니다. 희망을 준 가수들도 있었다. 서태지, 김동률, 토이 등 슈퍼스타들이 정말 오랜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특히 서태지는 컴백부터 활동까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여전히 ‘문화 대통령’임을 입증했다.

김동률과 토이도 음원차트를 점령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했고, MC몽도 음원차트 줄세우기로 오랜 공백을 무색케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방송과 가요계에서는 1990년대 활동한 스타들의 컴백 무대가 이어졌고, 비주류였던 힙합 음악이 강세를 보였다. 아이돌 위주의 음악에서 다양한 장르가 공존한 의미있는 한 해였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동아닷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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