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동아DB
2012년 승부조작 추방 선수들 경계 강화
KOVO 신상 공개·경기장 출입 차단키로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발생한 A구단 B, C선수의 승부조작 협박과 관련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B선수의 자진신고 이후 관계당국에 모든 정보를 알렸다. 각 구단에는 비상 통신문을 보내 선수들 주변에 승부조작 브로커가 접근하는지 잘 살피라고 안내했다.
또 각 경기장마다 경호원들에게 경기를 마친 뒤 선수단 버스에 접근하는 수상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주의 깊게 살피라고 했다. 선수들 연락처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수들과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접촉할 기회는 경기 뒤에 주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KOVO는 B선수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사람의 신원은 이미 확보했다. 그를 통해 거꾸로 추적하면 B선수에게 전화를 건 사람의 신원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OVO는 그렇지 않아도 최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 2012년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브로커가 나타났다는 첩보를 들은 뒤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스포츠동아 승부조작 브로커 경계령 보도(12월10일자 8면) 이후 브로커가 접근하기 쉬운 상황의 구단을 대상으로 전문가를 파견해 강의도 했다. B선수가 발 빠르게 KOVO에 제보하고 C선수가 파출소를 찾아가서 신분을 밝히고 전화를 한 것 등은 최근 교육에 따른 학습효과로 보인다.
KOVO는 최초의 협박사례가 발생하자 즉각 2012년 승부조작 사건과 연루돼 배구계에서 추방된 된 선수들과 직접 연락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들은 대부분 배구계로 돌아올 날만 손꼽고 있기 때문에 브로커와 연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KOVO는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일반인보다는 선수끼리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보고 우선 추방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KOVO가 더 신경을 쓰는 대상은 하수인으로 이용당했던 선수들이 아니라 몸통인 브로커다.
이들이 새로운 승부조작을 해줄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에 긴장한다. 관계기관에 연락해 형기를 마치고 나온 브로커들의 신상명세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당국은 이들의 사진을 KOVO에 넘겨주는 것을 거부했다. 현행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KOVO는 가능한 이들의 신상을 파악한 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의 경기장 출입을 차단하는 한편 선수들에게도 얼굴을 알려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KOVO는 이들의 신상을 아는 사람이 제보를 해올 경우 포상을 하는 방안과 경기장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반 배구팬이 찍어서 신고할 경우 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