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마주 ‘경마혁신’ 갈등…경마 중단 위기

입력 2015-01-09 1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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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가 중단위기에 놓였다.

서울 마주협회는 한국마사회가 내놓은 ‘경마혁신방안’의 수용여부를 놓고 10일 찬반 총회를 열어 부결시 경마 출전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마주협회도 과반수 이상의 마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놓고 서울마주협에서 출전 거부 결정을 내릴 경우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울과 부산경남 경마공원 동시에 경마 레이스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마 시행체와 관계자간의 이해 다툼으로 인해, 경마팬의 ‘경마를 즐길 권리’가 침해되는 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6월, 한국경주마의 수준 향상을 위해 국산-외산마 통합과 경주마 능력지수(레이팅)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경마혁신방안’을 내놓고, 지금까지 경마관계자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경주마 생산자와 마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국산마 경쟁력 강화에 시간이 부족하고, 외산마 도입 제한이 완화될 경우 일부마주에 상금이 편중될 수 있으며, 레이팅 부여에 대한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1월 조정안에 이어 12월 최종안을 마련해 공표했다. 당초 전면 시행키로 했던 국산-외산마의 통합경주 편성은 상위군(1~2군)에만 적용하고, 추진결과에 따라 이후 재협의하기로 했다. 레이팅에 대한 우려는 고의 강급을 노린 능력 은폐시 불이익을 부과하고, 레이팅 운영기준의 정확성, 객관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 이의제기 절차를 만들고 외국 전문 핸디캡퍼의 도입으로 보완책을 마련키로 했다.

상한을 폐지하려 했던 외산 수말 구매상한가는 7만 달러로 제한하고 필요한 재원 보전을 위해 마주 상금을 증액키로 조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국산마의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해 외산마 도입 TO시행, 레이팅에 따른 능력보정, 국산 신마·2세마 상금 증액, 국산마 혼합경주 상금인센티브 등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하였다. 이런 수정안에 대해서 생산자와 마주들간에 이견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서울마주협회는 최총 찬반 총회를 개최하기에 이른 것이다.

경마혁신 최종안에 대해 마주 및 생산자가 총회를 개최하고 내부의 의견을 최종 수렴하여 추가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지만, 수용여부를 물어 부결 시 ‘경마중단 카드’를 꺼낸 것은 한국경마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다는 것이 경마팬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경마 시행체와의 이견을 이유로 경마를 멈춘다는 생각은 경마관계자가 경마팬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또 특정단체가 경마를 좌우할 수 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만들 수 있다.

한편 경주편성 체계 상 최소편성 미만(7두)이 출전 신청될 경우, 보전 가능한 경마일에 경주분할을 통해 보전을 시행하지만 경마 관련단체의 경마시행거부 경우에는 보전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마사회는 밝혔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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