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정근우 “꼴찌 비참함, 다시는 느끼지 않겠다”

입력 2015-01-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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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근우는 “다시는 꼴찌의 비참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며 일본 스프링캠프 지옥훈련에서 솔선수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근우는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가을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이 쳐주는 지옥의 펑고 훈련을 소화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처음 꼴찌 충격에 연말부터 개인 훈련
“김성근 감독님 훈련 소화할 준비 완료”

“비참했다.” 한화 정근우(33)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이 말부터 꺼냈다.

그는 “프로에 들어와 처음 꼴찌를 해봤다. 막상 꼴찌를 하니 개인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다시는 꼴찌의 비참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일까. 연말 휴식도 반납한 채 하와이에서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SK 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낸 이호준(39·NC) 김강민(SK·33)과 함께 하와이로 날아가 25일 동안 몸을 만들었다. 1월 15일 떠나는 스프링캠프는 지옥훈련이 예고돼 있다. 김성근 감독의 훈련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를 견뎌내기 위해 하와이에서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기초체력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하와이 훈련 성과에는 만족하고 있을까. 그는 “캠프에서 감독님 훈련을 다 따라할 준비를 완료했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한화로 이적한 그는 1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5(464타수 137안타) 6홈런, 44타점, 9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9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했고, 이를 넘어 32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근성과 투지를 발휘했다. 그러나 팀 성적은 꼴찌였다. 한화로서는 3년 연속이자 최근 6년 중 5차례 최하위여서 꼴찌라는 단어가 익숙해져 있지만, 그로서는 2005년 프로에 입문한 뒤 처음으로 경험하는 꼴찌였다.

개인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팀이 꼴찌면 선수가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일 수밖에 없다.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되새김질을 하듯 “더 이상 꼴찌의 비참함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SK 시절이던 2011년 9월 김성근 감독과 헤어진 뒤 이번에 한화에서 재회한 데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근우는 “느낌이 좋으면 결과도 좋다는 말이 있다. 지금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 하는 야구에 대해 느낌이 좋다. 팀도 잘 될 거라 믿는다”면서 “올해는 한화가 탈꼴찌,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우승까지 갈 수 있도록 나부터 캠프에서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지옥훈련에 대한 소감? 그는 “각오가 돼 있다”며 웃었다.

한편 한화는 14일 내야수 한상훈과 이학준, 좌완투수 윤기호, 외야수 노수광 등 4명이 15일 출발하는 오키나와 재활캠프에 추가로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의 일본 스프링캠프 선수단은 코칭스태프 23명과 선수 62명 등 총 85명으로 늘어났다. 대규모 선수단이 한꺼번에 타고 갈 항공편이 없어 1진과 2진으로 나눠 출발하는데, 정근우는 김태균 등과 16일 고치 캠프로 날아간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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