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먹방’이 살렸다

입력 2015-01-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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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펀치’.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펀치’. 사진제공|SBS

역시 ‘먹방’(?)의 힘은 강하다.

조재현·김래원·김아중 주연의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동시간대 1위를 달리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배우들의 호연에 더불어 극중 주인공들이 먹는 음식도 한 몫해 눈길을 끌고 있다.

드라마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김래원) 검사의 시한부 인생 6개월을 큰 테두리로 세우고, 그 안에 ‘검찰 권력’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인간의 내재된 본능과 욕망 등을 그리고 있다.

다소 무겁고 딱딱한 주제를 더욱 극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도구로 음식을 내세웠다. 김래원이 첫 회에서부터 “제가 밥상 차려드리겠다”고 말한 것도 의미가 있는 대사였던 셈이다.

매회 짜장면이나 홍어, 파스타, 만두, 커피, 라면, 칡 등 다양한 음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인물들의 암투와 배신 등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동지에서 적이 된’ 김래원과 조재현이 각자의 방에서 짜장면을 먹으며 서로를 견제하는 장면은 가장 무서운 ‘먹방’으로 꼽힐 정도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물과 기름의 관계였던 법무부장관 최명길과 검찰총장 조재현이 손을 잡은 후 홍어와 파스타를 먹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최명길이 “경상도 출신 총장님과 서울 출신인 제가 전라도 음식인 홍어를 먹는 게 바로 화합 아니겠나”라고 말하는 대사를 보더라도 음식에 작가가 하고자하는 말이 담겨 있다.

‘펀치’는 이미 알려졌듯이 ‘추적자’ ‘황금의 제국’의 대본을 쓴 박경수 작가의 후속작이다.

시청자는 ‘권력 3부작’이라고도 말하고, ‘먹방 3부작’이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박 작가의 드라마에는 ‘먹방’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추적자’에서는 박근형(서회장)이 넓고 큰 식탁에서 아침을 먹으며 모든 일을 진행했고, ‘황금의 제국’ 역시 서진그룹 가족 간의 암투를 식탁에서 다뤘다.

‘펀치’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 작가 특유의 화법이 이번에도 잘 드러났다. 권력이나 돈에 대한 욕망 등은 음식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와 다를 것이 없다. 본능과 욕망을 동시에 표출하는 데 음식은 최고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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