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듀오’ 프롬 디 에어포트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인터뷰]

입력 2015-02-02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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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럭서스뮤직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펼치는 연주는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들에게는 그저 소소한 박수 하나면 충분하다. 단순히 음악을 사랑하는 크나큰 열정 때문이다.

2인조 밴드 ‘프롬 디 에어포트(마일로, 지)’ 역시 그랬다. 단지 음악이 좋았고, 듣기만 해도 설렜다. “나의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에서 시작된 꿈은 모든 걸 음악에 내던질 정도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신기하게도 두 사람은 음악을 전공하지도 배우지도 않았다. 더욱이 각각 재즈와 일렉트로닉으로 선호하는 음악적 성향이 달랐음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프롬 디 에어포트(From The Airport)는 지난 2012년 발표한 데뷔 싱글 ‘컬러스(Colors)’로 해외 여러 음악 사이트 및 커뮤니티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대형 뮤직 웹진인 Indie Shuffle에서 소개되며 차트에서 13위를 차지했다. 곧이어 2013년 발표한 세 번째 싱글 ‘타임라인즈(Timelines)’는 Indie Shuffle Popular Chart에서 그해 5월 발매된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앨범(Random Access Memories)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플럭서스뮤직



프롬 디 에어포트는 결성한 지 불과 3년 밖에 안 된 신예다. 하지만 이들은 국내에 입성하기 전 해외에서 먼저 실력과 음악성을 인정받으며 주목받았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활동하게 된 계기요?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었어요. 막연하지만 해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에게 우리 음악을 메일로 보내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안 보는 사람이 태반이었지만 그게 기우였나봐요. 몇몇 분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줬고 결국 영국 가디언지까지 실리면서 대중에게 우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죠.”

대중에게 팀의 이름을 알리는 것만큼이나 팀의 이름을 짓는 일도 중요하다. ‘프롬 디 에어포트’라는 독특한 팀명이 오히려 대중들에게는 신선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항’이라는 장소는 여행을 떠나는 곳이잖아요. 설렘과 이별이 공존하는 감정의 교차로라고 느껴져 팀명을 ‘프롬 디 에어포트’라고 지었어요. 감정이 교차되는 지점을 우리가 매력 있게 풀어나가자는 의미를 담았죠. 뭔가 거창하면서도 꽉 찬 느낌이랄까요? 어떤 팬들은 줄여서 ‘FTA’라고 부르시던데 자유무역협정과는 전혀 상관없어요(웃음).”

위트 넘치는 멘트만큼이나 그들의 음악은 유니크함 그 자체이다. 선이 굵은 락과 스트레이트한 전자 음악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는 기타 멜로디와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적절히 버무려 몽환적인 느낌까지 자아낸다.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이번 1집은 더욱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사진= 플럭서스뮤직



“우리 음악이 처음에는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음악이 대중적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요. ‘대중에게 나왔다’라고 봐 주시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왜냐면 아티스트 자체가 대중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영어로 부른 이유도 마찬가지에요. 지구에 사는 어느 누구나 들을 수 있으니까요.”

외국어로 부른 곡들임에도 불구하고 프롬 디 에어포트는 한국에서 참여한 페스티벌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직은 해외에서만큼 익숙한 장르는 아니지만 점점 그들의 음악을 알아주는 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해외 팬들은 현장에서 소리치고 막춤도 추는데요. 한국 팬들은 확실히 달라요.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굉장히 몸을 사리죠. 끝날 때까지 굉장히 경청을 해요. 느끼고 나서 끝나면 호응을 많이 보내주시는 편이에요. 문화차이일수도 있지만 한국의 장점인 것 같기도 해요. 눈빛 교류가 되니까 오히려 소통하면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으니까요.”

프롬 디 에어포트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정규 1집 앨범 활동과 함께 공연이나 방송, 라디오에도 모습을 비출 예정이다. 오는 3월 초에는 단독공연으로 직접 팬들과 만난다.

사진= 플럭서스뮤직



“2015년 상반기 중 1분기 동안은 앨범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요. 팬들을 위한 재밌는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벤트라기보다는 아티스트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단순히 가수가 아닌 뮤지션으로 기억에 남고 싶거든요. 지누션의 션 씨처럼 대중들이 봤을 때 본받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 영향력을 끼쳐서 옳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진정한 아티스트 말이죠.”

영국 출신 유명밴드 U2 같은 아티스트를 꿈꾸는 프롬 디 에어포트는 데뷔 3년 만에 정규 1집 앨범 CD를 손에 쥐게 됐다. 인터뷰 내내 두 손에 들려있던 CD가 그들의 설렘과 자신감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다.

“프롬 디 에어포트의 음악을 들을 때 마음을 열고 감상해주세요. 앨범명인 ‘You could Imagine’처럼 함께 상상하고 함께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롬 디 에어포트만의 색깔을 제대로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플럭서스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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