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주피터 어센딩’,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허전

입력 2015-02-04 0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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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남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5일 개봉하는 ‘주피터 어센딩’은 지난해 ‘클라우드 아틀라스’이후 라나와 앤디 워쇼스키 남매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이다. ‘매트릭스’ 삼부작 이후로 워쇼스키 감독들이 직접 제작한 첫 번째 SF 액션 어드벤처인 ‘주피터 어센딩’은 지구가 은하계의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인류’가 우주지배자들의 영생을 위해 만들어진 농작물 같은 존재라는 설정을 깔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가상공간임을 설정해둔 ‘매트릭스’의 확장판인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이민자 집안의 ‘주피터’(밀라 쿠니스)는 목성이라는 화려한 이름과 달리 청소업을 하는 여성이다. 매일 아침 4시 45분에 일어나며 “내 삶이 싫다”고 하는 그의 현실은 비루함 뿐이다. 그런데 갑작스런 외계인들이 자신이 죽이려 들고 전직 우주 군인인 ‘케인’(채닝 테이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다. 게다가 주피터는 자신이 지구의 주인임을 알게 되고 우주 최고 권력자인 아브라삭스 가문이 자신들의 영생을 위해 그들에겐 하찮은 인간들을 죽이려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되고 주피터는 이를 막으려고 한다.

‘매트릭스’부터 SF 영화에 꾸준히 매진해온 워쇼스키 남매답게 비주얼은 화려하다. 고대도시와 같은 화려한 우주공간과 미래 외향적인 우주선 등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한다. 역동적인 액션도 한몫한다. 케인이 시카고의 고층 건물과 다리 아래를 넘나들며 하늘에서 공중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눈을 뗄 수가 없다. 이야기는 아쉽다. 겉은 웅장하지만 막상 속은 허하다. 지구의 주인인 주피터를 죽여야 하는 아브라삭스 남매들의 캐릭터가 너무 단순하다. 또한 아브라삭스 남매의 엄마의 환생 격인 주피터는 매력이 없는 수동적인 성격이다. 테이텀과 쿠니스의 호흡도 좋지만 갑작스런 애정전선은 이해할 수 없다. 전체적인 흐름은 괜찮지만 중간마다 ‘삐그덕’되는 부분은 어색하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출연해 워쇼스키 감독들과 인연을 맺은 배두나의 등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하이브리드 생명체이자 현상금 사냥꾼인 라조 역을 맡아 처음으로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 도전한 배두나는 분량은 적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월 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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