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명예의전당 스타탐구] 유일한 ML 200승-150S ‘전설의 투수’

입력 2015-02-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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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몰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2. 존 스몰츠

메이저리그 선수는 두 가지 꿈을 지니고 있다. 현역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하는 것과 은퇴 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오르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전설들만이 오를 수 있는 명예의 전당. 올해는 랜디 존슨, 존 스몰츠, 페드로 마르티네스, 크레이그 비지오 등 4명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4명이 동시에 입회한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스포츠동아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꾸준한 노력과 뛰어난 실력으로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한 스타플레이어들의 발자취를 4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깨지기 힘든 통산 213승 154세이브 달성
매덕스·글래빈과 브레이브스 왕조 건설
PS서 더 빛나 통산 15승4패 방어율 2.67
올스타 8차례·NL 사이영상·WS 우승…
타이거 우즈와 내기할 만큼 골프도 잘쳐

한동안 존 스몰츠(47)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선배 그렉 매덕스와 톰 글래빈에 이어 3선발로 뛰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불펜으로 전환, 빅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하기도 했지만 ‘브레이브스 왕조’의 3선발 출신이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입성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3총사가 활약하던 1990년대 브레이브스는 그야말로 최강이었다.

데니스 에커슬리(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20승과 50세이브의 벽을 모두 뛰어넘은 스몰츠는 올스타 8차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성적은 213승(155패) 154세이브. 그가 보유하고 있는 빅리그 통산 200승-150세이브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디트로이트의 치명적인 실수

미시건주에서 태어난 스몰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고향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됐다. 그의 순번은 22라운드 574번째였다. 치열한 페넌트레이스 다툼이 펼쳐지던 1987년 8월, 타이거스는 선두를 달리던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따라 잡기 위해 36세의 노장 도일 알렉산더를 애틀랜타로부터 영입했다. 그 대가로 내준 투수가 바로 스무 살의 유망주 스몰츠였다. 기대대로 알렉산더의 활약을 앞세운 타이거스는 블루제이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알렉산더가 1989년에 은퇴를 선언한 반면 스몰츠는 거의 20년간 브레이브스의 간판스타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으니 타이거스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 역사상 최고의 1-2-3 펀치

글래빈과 스몰츠의 원투펀치를 앞세운 브레이브스는 내셔널리그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199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4승3패로 제압했다. 1966년 연고지를 애틀랜타로 옮긴 이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이었다. 스몰츠는 3차전과 7차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잭 모리스와 커비 퍼켓을 앞세운 미네소타 트윈스를 맞아 3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듬해도 스몰츠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승을 따내며 파이어리츠를 4승3패로 물리치는 데에 일등공신이 됐다. 그러나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브레이브스는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브레이브스는 1993년 시즌을 앞두고 매덕스를 영입해 역사상 최고의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다. 브레이브스의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겨졌다. 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합작한 승수는 무려 873승. 하지만 이들이 함께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5년뿐이었다.


● 가을 사나이

1990년대 브레이브스는 월드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다. 정규시즌에서 펄펄 날던 매덕스와 글래빈이 상대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몰츠는 달랐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27경기, 불펜으로 14경기에 출격한 스몰츠는 15승4패(방어율 2.67)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19승을 거둔 앤디 페티트에 이어 역대 포스트시즌 다승 부문 2위에 올랐다. 반면 빅리그 통산 355승에 빛나는 매덕스는 포스트시즌에서 11승14패에 그쳤다. 글래빈 역시 305승을 거둔 정규시즌과는 달리 가을잔치 성적은 14승16패에 불과했다. 기교파 스타일인 매덕스나 글래빈과는 달리 스몰츠는 시속 90마일대 후반의 불같은 강속구와 스플리터를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 매덕스, 글래빈과의 대결

2007년은 스몰츠에게 기념비적인 해였다. 5월1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등판했는데 상대가 바로 매덕스였다. 매덕스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하던 1992년 7월11일 이후 첫 번째 맞대결이었다. 이 경기에서 브레이브스가 3-2로 승리해 스몰츠가 승리투수가 된 반면 매덕스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어 5월25일은 스몰츠가 메이저리그 100승을 거둔 지 11년째 되는 날이었다.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스몰츠는 글래빈과 선발 대결을 펼쳐 승리를 따냈다. 생애 200번째 승리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글래빈과의 통산 맞대결에서 스몰츠는 3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 골프 선수 전향?

2009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스몰츠는 타고난 달변을 앞세워 방송 해설가로 변신했는데 주로 친정팀 브레이브스 경기를 맡았다. 스몰츠의 취미는 골프로, 핸디캡 4의 실력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내기를 할 만큼 실력이 매우 출중하다. 우즈가 “PGA 투어 선수를 제외하고 아마 지금까지 본 아마추어 중 스몰츠가 가장 골프를 잘 친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실제로 2009년 US오픈 지역예선에도 참가한 바 있는 스몰츠의 목표는 시니어 투어 데뷔다. 골프 외에도 스몰츠는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기고 있다. 볼링도 정상급 기량을 지니고 있고, 아코디언 연주 실력도 매우 뛰어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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